'동애등애' 등 소재로 비료·사료 생산
설비 통 큰 투자·수출 네트워크 탄탄
"곤충이 미래 먹거리… 급속성장 기대"
6월 26일(현지 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차로 1시간 30분 여를 달려 베르헌옵좀에 위치한 '프로틱스(Protix)' 본사에 도착하자 시큼한 냄새가 코끝을 때렸다.
이날 기자를 맞이한 키스 아츠 프로틱스 대표는 '동애등애'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냄새라며 귀띔했다.
2009년 설립된 프로틱스는 '동애등애'를 소재로 비료, 반려동물 사료 등을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다.
특히 바이오식품 및 사료 첨가제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면적 1만2000㎡(약 3500평) 대지에 연 1만40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프로틱스는 바이오식품 및 사료 첨가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는 명성이 아깝지 않았다.
키스 대표는 "550억 원(한화)를 투자해 구축한 설비에서 약 하루에 40~45톤가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궁금했다. 수많은 곤충 중에 왜 '동애등애'를 선택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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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대표는 "생애주기가 짧은 동애등애를 활용하면 연간 7만 톤의 음식물쓰레기를 사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틱스가 설립 14여 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는 다양한 국적의 근로자들이 차별 없이 한데 모여 일할 수 있는 여건도 한몫했다.
프로틱스에는 현재 28개국 170여 명의 연구자를 포함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여성 근로자 비율은 35% 이상이다.
키스 대표는 "곤충산업은 네덜란드에 국한되지 않은 글로벌 비즈니스이다"라며 "다양한 국가와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게 좋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곤충산업의 전망에 대해 키스 대표는 "미래의 먹거리는 다양성을 파괴하지 않아야 하고, 먹거리의 다양성을 넓히는 데 있어 곤충은 필요하다"며 발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프로틱스에서의 짧은 방문을 뒤로 하고 차로 30여 분을 이동해 스그라벨딜에 위치한 '비스콘(VISCON)' 그룹를 찾았다.
1927년 설립된 비스콘 그룹은 농축산업 자동화 생산설비 및 공장 구축 전문기업으로, 식품, 양계, 곤충, 물류시스템 자동화 설비 분야 글로벌 선두 주자이다.
특히 네덜란드 본부뿐 아니라 폴란드에 2공장을 구축하는 등 전 세계적 수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제스터 반 다이크 영업이사는 "설계부터 최대한 단순하게 자동·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제공하는 전문 회사"라고 소개했다.
식품 등 자동화를 핵심 기술로 하는 비스콘은 2004년부터 곤충산업 분야 진출을 모색했다. 비스콘의 자동화 설비의 대표적 곤충산업 적용 사례가 프로틱스이다.
비스콘 그룹은 2015년 프로틱스의 파일럿 플랜트 그리고 2018년 현재 본 공장의 자동화 설비 구축을 주도했다.
비스콘 그룹의 장점은 전문 숙련공들의 수작업 맞춤형 제작이다. 이날 현장 곳곳에서 숙련공들이 설비들을 일일이 조립하거나 손질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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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 토마토, 오이, 파프리카, 버섯, 양계 등 생산부터 포장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자랑하는 비스콘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곤충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제스퍼 이사는 "곤충은 미래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비스콘에서 매출액의 비중이 5% 정도이지만 급속한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네 드 보스 비스코 전 CEO 역시 "농업 분야의 특화된 자동화 전문기업 비스콘은 그동안 축적된 지식과 인력, 경험 등을 바탕으로 곤충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