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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이에 영화사를 창업, 대표를 지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닌가? 금수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금수저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집안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영국과 캐나다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대학 전공은 경영학과 국제문화정책, 예술사 등이다. 욕심이 많았다. 대학 재학 시절 촬영 스튜디오를 설립해 작은 사업을 한 것만 봐도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도움이 됐는지 졸업 후에는 투자회사를 설립, 여러 회사들의 상장도 도울 수 있었다. 돈도 좀 벌었다"
-앙팡 테러블이라는 단어가 절로 생각나는 활약을 한 것 같다.
"솔직히 운이 상당히 좋았다고 본다. 사업을 하면서 줄곧 생각했던 영화사를 2020년에 설립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운이 아니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미국과 영국의 유명 대학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한 젊은 감독들을 비롯,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기도 했다. 이들이 지금 나와 함께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영화사 이름이 조금 독특한 느낌이 든다.
"중국어로 두더쥐를 투보수(土撥鼠)라고 한다. 그러나 쥐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것이 마음에 걸려 마지막 자를 바꿨다. 두더쥐라는 뜻은 변함이 없다"
-짧은 기간에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고 들었다.
"단편 영화와 웹 드라마를 다수 제작했다. 대표적인 작품이 텅쉰(騰訊·텐센트), 즈후(知乎) 등과 합작으로 제작한 '미래상점'을 꼽을 수 있다. 저예산 작품이었으나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평론가들이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을 줬다. 6∼7점만 받아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으나 그 이상이었다. 기분이 좋았다"
-현재 준비하는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
"유명 감독인 한싼핑(韓三平) 선생이 제작을 총괄하는 장편 영화 '래복대반점(來福大飯店)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예감이 상당히 좋다. 한 선생처럼 훌륭한 감독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뿌듯한 생각도 든다. 앞으로 계속 지도편달을 받을 생각으로 있다"
-한국과의 인연도 보통이 아니라고 들었다. 한국어도 수준급이라고 하던데.
"한국에서 공부를 한 것은 아니나 자주 방문하고 있다. 홍대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들른다. 청년 문화를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문할 때마다 예술적인 감수성에 자극을 받는 것도 정말 좋다.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익혔다고 보면 된다"
-한국과 합작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애니메이션 합작 제작을 한국의 포도(Podo)라는 회사와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많은 작품들을 통해 합작할 수 있으면 한다. K-컬처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한국이 중국보다는 대중문화의 수준이 높다고 해야 한다. 많이 배우고 싶다"
타오 대표는 현재 본사를 베이징 다싱(大興)구 이좡(亦莊)에 두고 있다. 주 활동 무대인 지사도 베이징의 인사동으로 불리는 차오양(朝陽)구 주셴차오(酒仙橋)의 798예술구 안에 두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 전국적 네트워크는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승승장구하는 것으로 볼때 조만간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때가 되면 한국에도 지사를 설립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타오 대표 역시 2∼3년 내에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인터뷰 말미에 슬쩍 희망 사항처럼 피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