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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되면 그룹 곳곳에 각종 비리가 산재해 있었거나 현재도 존재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쉬 회장 일가의 비리는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당국이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을 까닭도 없다. 사정의 칼을 휘두를 가능성이 높다고 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우선 쉬 회장이 최근 연금되는 횡액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아들인 쉬텅허(許藤鶴·36) 헝다재부관리(에버그란데 웰스) 부총경리(부사장) 역시 모종의 비리 혐의로 당국에 연행돼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그동안 광둥(廣東)성 일대의 사업을 책임지는 주장(珠江)삼각주 지사의 업무를 총괄해왔다고 한다. 헝다의 자금 관리를 해온 숨은 실세로도 손꼽혔다. 지난 16일 광둥성 선전시 공안국에 체포된 헝다재부관리의 최고경영자(CEO) 두량(杜亮)도 그의 휘하로 알려졌다면 말 다했다고 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혹시 당할지도 모를 처벌을 피하기 위해 2022년 쉬 회장과 위장 이혼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진 전 부인 딩위메이(丁玉梅·66)는 아예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쉬 회장의 가족 중에 멀쩡한 사람은 큰아들인 쉬즈젠(許智健·39)이 유일하다. 아마도 회사의 경영에 깊숙하게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횡액을 일단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완전히 모든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헝다가 워낙 엄청난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역시 어떤 형태로든 엮여들어갈 개연성은 농후하다.
여러 정황으로 볼때 중국 당국은 헝다를 회생시킬 생각이 별로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설사 살려놓더라도 바로 국유화 프로그램을 작동, 쉬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그와 가족들이 직면하게 될 향후 상황은 너무나도 뻔하다고 해야 한다. 법의 심판을 받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다는 표현은 진짜 크게 무리하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