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이 변화하는 시기에 공급망 안정화는 전기차 성장의 필요충분 조건이라고 진단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최근 5년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확인한 미국과 유럽은 전기차 시대에 까다로워진 공급망을 더욱 확장하기보다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곳에 공급망을 구축하거나 리쇼어일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전기차 판매 전망치를 탄소 배출·보조금 등 전기차 육성 정책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관련 정책의 강도를 경정하는 근본적인 원인 변수는 공급망 리스크의 해소 속도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 입장에서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공급망 리스크가 해소되는 정도에 따라 전기차 육성 정책의 속도도 결정될 것"이라며 "유럽의 전기차 침투율이 30%에 육박하고 미국 역시 10%를 넘어가는 현 시점에서 공급망 리스크는 여전히 매우 높기 때문에 전기차 육성 정책 역시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시장 성장 속도가 다소 느려질 수 있다"면서도 "공급망 재구축이라는 시대 흐름에 잘 부합하는 전략 및 액션플랜을 보유한 기업들의 실적 성장률은 시장 성장률을 상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현재 글로벌 CAPA 중 지역별 비중은 아시아 및 기타 52%, 북미 18%, 유럽 30%다. 하나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2020년대 후반 지역별 비중이 아시아 및 기타 34%, 북미 46%, 유럽 20%로 다각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LG화학을 통해 양극재를 조달하고, LG화학은 자회사 및 합작사를 통해 전구체와 기타 메탈을 조달하는 등 점진적으로 공급망의 길이가 확장되는 국면에서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공급망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장기 최선호주 관점을 유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