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8일로 예정된 폐막을 향해 달려가는 항저우(杭州) 제19회 아시안게임에서 개최국 중국은 완전 극강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4일 오후 7시(한국시간 8시) 기준으로 금메달만 무려 167개를 따놓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수확한 금메달 합계 68개보다 무려 99개나 더 따냈다. 현재까지 주인을 찾아간 전체 금메달 수를 놓고보면 반 가까이를 수확했다는 계산이 가볍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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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항저우 올림픽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육상 400미터 계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중국 팀. 이 경기에서 보듯 대회 내내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기는 했으나 지나친 홈그라운드 이점과 편파 판정 등으로 여타 참가국들의 불만도 사고 있다./신징바오(新京報).
폐막일이 4일이나 더 남은 만큼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금메달은 더 있다. 133개나 된다. 현재까지 올린 성적을 감안할때 중국은 이중 최소한 30% 가까이를 더 딸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에서 따게 될 금메달 수는 200개를 가볍게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9개의 금메달을 딴 2010년 광저우(廣州) 대회에서 거둔 사상 최고의 성적을 능가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 스포츠계 입장에서는 기념비적인 성적을 올리게 됐다고 할 수 있다. 환호작약해도 괜찮지 않나 싶다.
하지만 개최국의 독주를 보는 나머지 44개 대회 참가국들이 이번 대회를 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손님을 불러모은 개최국 입장에서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없지 않은 것이다. 중국의 들러리가 되고 있다는 자괴감을 강하게 느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자국 선수들에 유리한 대진이나 편파 판정도 없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바로 직전인 2018년의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따낸 금메달 수가 132개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중국의 스포츠 수준은 미국에 비견될 정도로 대단하다. 수영이나 탁구, 다이빙 등에서는 완전히 타국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도 버거워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 대회에서 올리게 될 200개 이상의 금메달을 쓸어담을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해야 한다. 설사 그렇더라도 손님에 대한 배려를 생각한다면 홈 그라운드의 이점이나 편파 판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신중해야 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해야 한다. 스포츠에서도 중국몽을 실현해야 한다는 국가적 목표의 조기 달성에 대한 다급함이 욕심을 버리지 못하게 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 중국이 스포츠에서도 진정한 대국의 모습을 가져야 하지 않느냐는 일부 참가국 대회 관계자들의 뼈아픈 지적은 이로 볼때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