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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헝다가 중국 기업들 중 최대 부채 대마왕은 아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딱 한 곳이 헝다를 압도하는 빚을 짊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일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주인공은 대형 금융업체인 중즈(中植)그룹으로 지난달 기준으로 무려 3조7200억 위안의 빚을 짊어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헝다보다 무려 1조3200억 위안이나 많다. 이것만 해도 유럽의 최고 부국 중 하나인 룩셈부르크의 2022년 GDP 822억 달러의 두배 이상이다.
파산하지 않은 채 그럭저럭 굴러가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할 중즈그룹이 이처럼 황당한 부채를 짊어지게 된 데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계열사인 중룽(中融)신탁이 헝다와 또 다른 대형 빚덩이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白桂園·컨트리 가든) 등에 투자했다 엄청난 돈을 물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대략 1조5000억 위안 정도가 부실 채권이 됐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살아날 가능성이 상당히 희박한 탓에 앞으로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한때는 그래도 돈을 벌어준 애물단지 중룽의 부실 채권이 증가할 경우 중즈그룹의 상황은 더욱 나빠지게 된다. 버티는 것에도 한계가 올 수 있다. 최악의 경우 헝다, 비구이위안 등과 공멸의 길을 가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나 중즈그룹에 투자한 15만명의 아무 죄 없는 투자자나 기업들을 생각할 경우 무책임하게 파산하는 것은 곤란하다.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긍정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 중즈그룹의 최고 경영진이 정부 당국과 비밀리에 접촉, 조건 없는 국유화를 요청했다는 소문이 업계에 도는 것을 보면 상황이 완전히 비관적인 것만은 아닌 듯도 하다. 그럼에도 이들은 당국에 연금돼 있는 헝다의 쉬자인(許家印·65) 회장처럼 응분의 대가는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