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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의대 정원 확대 본격화…의료계와 불신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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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3. 10. 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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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에 거주하는 A씨는 운동을 하다 다리를 다쳐 모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지만, 진료를 봐줄 의사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기다렸다. 하지만 몇 시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의사 때문에 대전의 한 병원으로 옮겨 겨우 치료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지방의료, 필수의료 붕괴가 가시화되자 정부가 의사 수를 늘리기에 나섰다. 정부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지원자를 더 많이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의료계에서 반발이 거세다. 의료계는 정부가 소통 없이 일방적인 발표를 했다며 강한 비판을 연일 쏟아내면서 총파업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 의대 정원 확대 규모 관건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임상 의사 수(한의사 포함, 치과의사 제외)는 인구 1000명당 2.6명이다. 이는 OECD 평균 3.7명에 못 미칠 뿐 아니라 자료를 제출한 30개 회원국 중 멕시코(2.5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하지만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17년째 3058명이 유지 중이다. 2000년 의약분업 도입에 반발한 의사단체 요구로 4년간 351명을 줄여나간 게 마지막 조정이었다. 2020년 문재인정부 당시 의대 정원 확대를 시도했으나 의협과 전공의단체가 집단 진료 거부 등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무산됐다.

정부는 그동안 필수의료 붕괴의 해결책으로 의사 수 확대로 보고 의료계와 협의를 추진해왔다. 복지부는 올 1월부터 대한의사협회와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하고 의대정원 협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협의는 순조롭지 않았다. 의협은 의료계 내 의료전달체계 왜곡이나 저수가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 의사 수만 늘린다고 필수의료나 지역의료격차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협의가 지지부진하자 정부가 나섰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 최대 1000명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 3000명까지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은 대통령실의 의지가 강하다고 전해진다. 복지부는 애초 의약분업 때 줄었던 351명을 늘리는 방안, 정원이 적은 국립대 중심으로 521명을 늘리는 방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했지만 윤 대통령이 1000명 확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응급실 뺑뺑이, 지방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조건이라고 대통령실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의료계 의견 분분…수박 겉핥기 vs 당장 5500명 증원해야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해 의료계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의사단체는 '필수의료 살리기' 명목으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사 인력 증원에 나서면 2020년 의료계 단체행동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박인숙 울산의대 명예교수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필수의료, 지방의료 붕괴 근본대책은 빠진 채 의대 정원만 늘리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비싼 생수 쏟아붓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많은 의사가 비필수, 비급여 경쟁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는 불 보듯 뻔하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악화하고 있는 건보 재정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 부작용을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의대 정원의 대폭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최소 5500명의 의대 정원을 증원해도 30년 후에야 한국의 인구당 의사 수가 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한국과 OECD 평균 사이 인구당 의사 수 격차를 유지하려면 당장 2535명의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 의사가 부족한 한국의 인구당 의사 수는 OECD 평균과 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다"며 "각각 30년 후 OECD 평균에 도달하려면 5500명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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