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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겔러 중국판 신강, 마술은 속임수보다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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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3. 11. 1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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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되면 한국 공연 기대

중국은 마술에서도 세계 최대, 최고(最古) 국가로 손색이 없다. 우선 마술사로 불리는 이른바 대사(大師)들이 부지기수에 이른다. 사서의 기록도 장난이 아니다. 기원전 500년 전부터 마술이 서민은 말할 것도 없고 귀족 계층에서도 유행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일찌감치 중국인들의 생활 속에 파고들었다고 해도 좋다. 지금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를 비롯한 각종 TV들이 고정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는 사실을 보면 분명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다.


신강
중국의 유명 마술가 신강 대사. 방송 출연에서 마술을 선보이고 있다./검색엔진 바이두(百度).
마술사들 입장에서는 이런 환경이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 다시 말해 "감히 청하지는 않으나 진정으로 바라는 바"라고 할 수 있다. 수입도 좋을 수밖에 없다. 어린 나이 때부터 마술사가 되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이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 나이 지긋한 노인들이 용돈벌이라도 하기 위해 뒤늦게 마술의 세계에 뛰어드는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당연히 수준 높은 마술사들은 각종 교습을 통해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이들 중에는 제자를 무려 100여명 이상 두는 케이스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이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신강(辛剛·52) 마술사가 아닌가 보인다. 최근 우연히 합석한 중국인 지인들과의 모임 자리에서 그의 마술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환담까지 나눠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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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마술가 신강 대사(완쪽)가 최근 가진 중국인 지인들과 모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뒷줄 왼쪽은 모임에 초대를 받은 홍순도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신강 대사 조수 촬영.
-기가 막히네요. 어떻게 선생 손의 동전을 이리저리 비비다 3미터 떨어져 있는 제 바지 뒷주머니로 보낼 수 있나요? 깜짝 놀랐습니다. 과학적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네요.
"그게 바로 마술이죠. 상식적으로 설명이 되면 그건 마술이 아닙니다. 죄송스럽지만 그 기술에 대해서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네요. 영업 비밀입니다. 물론 제 제자가 된다면 기술을 전수해줄 생각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제 제자 중에는 70대 노인도 있어요. 이 분은 저한테 배운 기술로 상상 외로 많은 용돈을 법니다. 언제든 받아줄테니 한번 오세요"

-도저히 호구지책이 없구나 하는 판단이 서면 그렇게 하죠. 그런데 언제부터 마술을 직업으로 하셨습니까?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죠. 그러나 체계적으로 배운 것은 제 은사이신 유명 마술사 친밍샤오(秦鳴曉·78) 사부의 문하생으로 들어간 이후였죠. 친 사부 밑에서는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발전이 느리다 보니 제가 소질이 없는 줄 알았죠. 그러나 대기만성이라고 할까, 시간이 지나니 굉장한 속도로 실력이 늘더군요. 지금은 제가 중국의 10대 마술사 안에 들어간다고 자부합니다"

-조금 전 자리에서 보내주신 즉석 영상을 보니 더 기가 막힌 마술 기술도 있더군요.
"제가 가장 자신 있는 기술은 저와 상대의 염력을 움직여 제 마음대로 하는 게 있습니다. 아까 보신 영상은 바로 그것입니다. 마술에 걸릴 상대를 불러낸 다음 제 손에 라이터 불을 댔는데 결과는 어땠나요? 저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상대방이 뜨겁다고 난리를 치지 않았습니까?"

-정말 그렇더군요. 선생 앞에 불려나온 분이 뜨겁다고 분명 난리를 쳤죠. 손도 벌겋게 붓듯 했고요. 다행히 화상은 입지 않았더군요. 그 정도면 초능력 아닙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는데 초능력까지는 아닙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대로 염력을 움직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유리 겔러라는 분을 혹 아시는가 모르겠네요. 초능력자라고 자신을 홍보했다 사기꾼으로 몰린 분 말입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방문해 눈으로 숟가락을 구부리는 초능력을 보여준 바 있죠. 그 정도면 초능력자 아닙니까?
"아닙니다. 그게 바로 염력을 이용한 마술인 겁니다. 웬만한 수련을 거치면 그 정도 마술은 인간의 능력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유리 겔러는 원래 마술사입니다. 그럼에도 본인이 자꾸 초능력자라고 주장하다 일이 꼬이게 됐죠. 마지막에는 마술사로 되돌아와 다시 인정을 받았지만 말입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핸드폰에 올려 놓은 종이를 휘날리게 하는 마술을 선보였던데요.
"그건 아무 것도 아닙니다. 1년이면 아무리 재주가 없는 사람도 할 수 있는 평범한 마술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는 것이 쉽지가 않기는 하죠"

-저도 그렇게는 생각합니다. 조금 전 음료수 패트를 이용한 마술에 비하면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 그 마술은 제가 독창적으로 개발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패트의 내용물이 음료수였다가 나중에는 생수가 되고 마지막에는 중국의 유명 술인 마오타이(茅臺)가 됐죠. 마셔보니까 어떻던가요?"

-진짜 그렇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던군요.
"그게 마술의 세계입니다. 발상의 전환을 하면 다 이해가 됩니다. 물론 마술과는 인연이 없는 평범한 분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합니다만"

-최근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우리 같은 사람은 부르는 곳이 있으면 다 갑니다. 그게 마술사의 숙명 같은 것입니다. 그 외의 시간에는 주로 방송 출연을 하거나 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하죠. 또 새로운 기술을 부단히 연마하기도 합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도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됩니다"

-해외 공연은 해보셨나요?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도 공연한 바 있습니다. 그 외의 공연은 손가락으로 채 꼽지도 못하죠. 앞으로 기회가 되면 한국에 가서 중국 마술의 진수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마술이 속임수가 아닌 예술이라는 사실도요. 그때는 몇 가지 기술을 전수할 테니 같이 무대에 서도록 하죠"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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