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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임 회장의 행보는 달랐습니다. 그가 첫 M&A로 시동을 걸었던 곳은 상상인저축은행이었습니다. 금융권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우리금융은 이미 우리금융저축은행을 두고 있기 때문이죠. 영업권이 다르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저축은행 영역을 강화해서 다른 자회사들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얘기죠. 특히 지금은 저축은행업계에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팽배해 있는 상황이죠. 증권사와 보험사 등 선제적으로 인수해야 할 포트폴리오가 있는데도 수천억을 들여 굳이 저축은행을 사야하는지 의문을 제기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지속적으로 M&A에 나서야 하는 우리금융이 당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시장에 나온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죠.
하지만 우리금융은 지난 20일 "그룹의 저축은행부문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하였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임 회장의 첫 M&A 시도가 아무런 성과없이 불발로 끝난 셈이죠.
오히려 우리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이 시급한 나머지 인수전략이 부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리금융은 3분기 역성장했습니다. 임 회장이 취임한 뒤 두 번째 받아든 실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첫 성적입니다. 하지만 비은행 M&A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은행 의존도만 높아지고 수익구조는 더욱 나빠졌습니다.
이젠 5대 금융그룹 중 '꼴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죠. 이 때문에 우리금융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박합니다. 우리금융 시가총액이 10조원에도 못 미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도 밀리는 상황입니다. 벌어들이는 순익은 우리금융이 10배는 많지만,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카카오뱅크에 뒤처진다는 평가입니다.
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균형있는 사업구조를 마련해 비은행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특히 임 회장은 NH금융그룹 회장 시절 우리투자증권(현NH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며 M&A 전문가로 일컬어지기 시작했죠.
취임 첫해 아쉬운 경영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새해에는 공격적인 M&A전략을 통해 임 회장의 경영능력을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