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 지지층 결집으로 겨우 회생 분위기
제2 야당 민진당 추격할 경우 어려울 수도
존립 위기 직면 가능성 농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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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4일 전언에 따르면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내년 1월 13일 치러질 선거는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64) 후보의 압승으로 끝날 것으로 관측됐다고 해도 좋았다. 제2 야당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64),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66) 후보의 이전투구가 민진당의 어부지리로 귀결될 것이 확실했던 탓이다.
하지만 애플의 최대 협력사 폭스콘(푸스캉富士康·훙하이鴻海정밀)의 창업자인 궈타이밍(郭台銘·73) 무소속 후보가 갑자기 사퇴하면서 분위기는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를 지지하던 친국민당 성향의 유권자들 상당수가 허우 후보 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달 24일까지 10일 동안 이어졌던 야권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것에 대한 책임이 커 후보에게 더 있다는 유권자들의 인식 역시 국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줄곧 라이, 커, 허우 후보 순이었던 지지율이 여론조사가 본격화된 이후 거의 처음으로 바뀌었다. 라이, 허우, 커 후보 순이 된 것이다.
앞으로도 이 구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로 볼때 지지율도 대략 35%, 30%, 25% 전후의 순에서 형성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만약 이 상태로 그대로 갈 경우 국민당은 이른바 '졋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를 들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박빙의 승부를 했다고 해서 패배가 승리로 둔갑할 수는 없다. 국민당으로서는 대만 역사상 최초인 민진당의 3기 집권의 기적을 지켜봐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100년 정당이라는 전통에도 먹칠을 하면서 존립에도 위협을 받게 된다. 양안의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는 것은 필연이라고 해야 한다.
국민당은 어떻게 해서든 대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민진당의 승리로 귀결될 현 국면의 타개를 위해 진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뾰쪽한 수는 없는 듯하다. 시간도 많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국민당과 허우 후보의 고민이 시간이 갈수록 깊어질 것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