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 수수료 대비 5배 이상 성과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땐 건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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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금융당국에 의해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될 경우,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공개매수 건수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IB 부문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10일 금감원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목적법인(SPC) 벤튜라는 오는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의 지분 1931만5214주~2593만4385주를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한다. 목적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인수합병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한국투자증권에서 주관한다. 한샘과 SM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올해 3번째 주관이다. 공개매수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수수료는 23억원으로 알려졌다. 만약 공개매수가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최소 규모의 수수료 수익은 보장된다.
다만 공개매수 수수료 수익 규모를 볼 때 증권사 IB 부문의 새로운 먹거리라고 하는 시각에 의문이 생긴다. 올해 일어난 공개매수 중 최대 주관 수수료 수준은 30억원 내외로 수준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공개매수 주관이 증권사 수익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공개매수 업무뿐 아니라, 인수금융 등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관사인 증권사가 공개매수 자금을 브릿지론 형태로 제공, 상당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1, 2차 공개매수를 주관한 NH투자증권은 공개매수자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에게 각각 1조7000억원, 2495억원의 인수금융을 제공했으며, 약 300억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루트로닉 공개매수 1, 2차도 주관했는데, 공개매수자인 한앤코는 각각 6172억원, 1108억원을 차입했다. 당시 약 200억원 이상의 추가 수익을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기업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해당 기업과의 관계가 돈독해지며, 추후 그 기업의 다른 업무를 주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동안 증권사 IB 수익성에 큰 힘이 됐던 부동산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 같은 강점은 분명히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공개매수 주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을 낸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올 들어 현재(10일 기준)까지 1, 2차 포함해 18건의 공개매수가 있었는데, 이 중 8건(오스템임플란트, 한세실업, 루트로닉, SK렌터카, OCI, 티엘아이 등)을 NH투자증권이 주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샘과 SM엔터테인먼트(공개매수자 카카오), 한국앤컴퍼니까지 3건을 주관했고, 삼성증권은 SM엔터테인먼트(공개매수자 하이브)와 현대그린푸드, 현대백화점 등 3건을 맡았다.
금융당국에 의해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되는 상황도 긍정적이다. 의무공개매수는 회사 주식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M&A를 진행할 때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 청약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다.
의무화될 경우 공개매수 건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주관 실적 등 성과를 쌓아온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이 해당 분야에서 앞서갈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자체는 인력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수료 수익이 낮다고 할 수도 있지만, 업무 난이도를 생각하면 가성비가 좋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금융으로 확장 등을 기대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기업고객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