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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낸 보험료를 눈먼 돈으로 인식하고, 국민의 생명·안전·건강은 뒷전인 불법개설기관들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가 매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기관 개설로 적발돼도 양형기준이 없어 솜방망이 처벌만 내려지고 있어 재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3년 10월 말까지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기관에 의한 총 피해액은 3조4090억원(1717개 기관)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불법개설기관에서 15년간 환수한 금액은 2315억원(6.79%)에 그치고 있다.
건보공단은 체납자에 대해 실거주지 추적조사 등 현장징수를 강화하고 있으나, 환수대상자 중 무재산자가 70%에 달하고, 유재산자도 환수 가능한 재산이 많지 않다. 환수대상자들은 이미 건보공단이 수사권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부당이득 환수시점에 증여, 허위매매 등의 방법으로 재산을 은닉했기 때문이다.
불법개설기관 환수결정금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까지 지속 증가했다. 2009년 5억5800만원이던 환수결정금액은 2019년엔 5267억원으로 약 1000배 증가했다.
건보공단은 불법개설기관이 의료계, 국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의료시장 질서 파괴의 주범으로 보고 있다. 과잉진료, 값비싼 진료 등으로 의료의 질을 떨어트리고, 면허대여 약국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약국매출이 오르지 않자 그만두려는 면허대여 약사에게 살해협박을 하고 약사명의로 대출을 받아 경제적 속박까지 하는 등 의료계와 약업계 질서를 문란하게하는 불법행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건보공단은 국민들이 피와 땀으로 낸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 도입을 수 년째 추진 중이다.
불법개설기관에 대한 수사는 일선 수사기관에서 약 1년(11.8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보건의료 전문수사 인력이 부족하고 다른 이슈의 사건에 밀리기 일쑤다. 지방자치단체의 특사경도 마찬가지다. 지자체 특성상 시설안전, 식품·공중위생 등 18개 분야에 걸친 광범위한 직무범위와 잦은 인사이동으로 불법개설기관 수사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없다. 이 같은 일선 수사기관과 지자체의 비전문성 등은 건보 재정 누수를 더 가속화시키고 있다.
반면 건보공단은 사무장 병원 등 불법개설기관 조사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불법개설기관의 특성을 이해하는 다양한 의료·수사·법률 전문인력(55명)과 조사 경험자 약 200명이 활동 중이다. 그동안 불법개설기관에 대한 행정조사는 전적으로 건보공단 전담직원이 수행해 풍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고, 지자체에서 불법개설기관 수사 시 건보공단이 전문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특사경 권한이 부여되면 고품질 의료서비스보다 수익창출에 매몰되는 사무장병원의 폐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건강을 보호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연간 약 2000억원 규모의 재정누수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기관 설립이 근절되면 확보되는 재정으로 수가인상·급여범위 확대 등 의약계 수익증대와 보장성 확대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윤학 건보공단 의료기관지원실장은 "불법개설기관으로 적발 시 의료법 및 약사법 양형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범죄 재진입이 비교적 쉽다"며 "불법개설기관 엄단 및 확실한 퇴출을 위해서는 강력한 양형기준과 수사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