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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란]“정부에 진 적 없다”…‘2020 파업 주도’ 전공의, 다시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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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우 기자

승인 : 2024. 02. 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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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중중의료 떠받치는 핵심인력
서울 '빅5' 병원 의사 중 39%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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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급종합병원 '빅5' 전공의 비율/연합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젊은 의사들이 앞장서 의료현장을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동네의사 중심인 대한의사협회(의협) 소속 개원의들과는 달리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은 4년 전에도 의대 정원을 늘리려 했던 정부 의지를 꺾었을 만큼 강력했다. 전공의 집단행동의 파급력이 큰 이유는 이들이 상급 종합병원 등의 응급·중증 필수의료 시스템을 떠받치는 핵심인력이기 때문이다.

19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 221개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는 1만3000여명이다. 의대를 졸업해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전문의 자격을 따기 위해 종합병원 등에서 수련하는 의사들이다. 인턴 1년에 레지던트 3∼4년의 과정을 거친다.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등 소위 '빅5'로 불리는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 5곳의 전공의 수는 2745명이다. 5개 병원 전체 의사인력 7042명 중 39%가 전공의들이다. 이들이 동시에 또는 순차로 병원을 벗어나면 정상진료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게다가 전공의들은 교수의 수술·진료과정을 보조하거나 수술 후 혈압이나 맥박은 정상인지, 출혈 등 합병증은 없는지 등 저녁과 야간에도 환자를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맡는다. 빅5 병원에서도 환자의 응급도나 중증도에 따라 수술 일정을 미룬 것도 전공의들의 공백이 현장에 미칠 파장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전공의 집단이 개원의들보다 응집력이 강하다는 점과 학습 효과 등도 전공의들이 또다시 전면에 나선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 당시, 의협의 파업(집단휴진) 참여율은 10%에도 못 미쳤지만, 전공의들이 80% 이상 의료현장을 이탈해 정부정책을 좌절시킨 바 있다. 업무개시명령을 어긴 전공의 등 10명이 고발당했다가 나중에 취하한 것도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쉽게 거론하고 행동에 옮기는 행태를 강화시켰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빅5' 병원 전공의들은 이달 16일 예고한 대로 이날부터 병원 수련부에 메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공의들이 20일부터 한꺼번에 병원을 떠나게 되면 당장은 의대교수와 전임의(펠로) 등 가용인력들이 나서 전공의들이 빈자리를 메꾸게 된다. 문제는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되는 경우이다. 가용인력들이 야간 당직에 투입되기 시작하면 외래진료도 줄줄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수술 같은 외과계에선 과별로 이번 주 잡혀있는 수술이 있으면 중증이나 응급 사례에 따라 입원 (연기) 안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장기적으로 끌고 갈지에 대해선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빅5 병원 중 한 곳에서 근무하는 관계자는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가용인력을 운영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집단 행동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안 좋아 의정이 그전에 빨리 만나서 조정을 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등을 예로 들며 "갈등이 있으면 출구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대형병원의 한 내과계 교수는 "펠로(전임의) 샌생님들도 빨리 (병원을) 나가고 싶어한다"며 "그냥은 (사태가) 안 끝날 것 같다"고 현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아직은 아니지만 펠로까지 (병원을) 나가면 외래진료를 아마 못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공의는 물론 전임의들까지 정부에 대한 반감이 큰 것으로 알려져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간 갈등과 의료현장의 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전공의들이 사직서 제출 등 단체행동 전면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의사들이 정부와의 싸움에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어서 그렇다"며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하면 또 정부가 물러설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국민들이 좀 불편하고 피해를 입더라도 의사들이 파업으로 정부를 굴복시키는 일은 이번에는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의 전공의들에게 진료유지를 명령하고 현장점검에 나서는 등 의료공백 최소화에 대비하고 있다.
노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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