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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일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에 대해 면허정치 절차에 돌입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여전히 전공의들의 복귀는 없었다. 의료대란 사태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현장에서 환자들의 아우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라면 만석이던 검사실과 진료실 등의 대기석은 절반 이상 비었고, 병원 곳곳에 북적이던 대기 환자들도 사라졌다. 외과, 가정의학과 등의 각 진료과목 전광판에 띄인 예약지연시간은 0분이거나 명단이 텅 비어있었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상급종합병원들은 대체적으로 전공의 복귀에 "지난 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강경책에도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아 의료공백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지난 주와 다른 상황은 아니다. 환자 진료는 교수님들이나 전문의 선생님들이 많이 헌신하고 계신다. 수술도 45~50% 내외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복귀한 전공의는 없다"며 "지금 교수급 의료진, 전임의, 전문의들이 비상체계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전공의 집단 사직이 길어지면서 의사를 만나기 어려워 졌다고 토로했다. 이날 새벽 인천 서구에서 올라온 박모씨(76)는 "예정대로라면 내일 수술 날짜가 잡혀 있어 오늘 입원해야 하는데, 전공의 파업으로 입원을 못할 수도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병원에서는 일단 대기하라고 해서 일찍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지만, 수술받지 못할까봐 전날 밤 한숨도 못 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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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학병원에선 이미 전임의들의 이탈이 시작됐고, 서울 빅5 중 한 곳인 서울성모병원은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어려우나, 계약하려고 했던 전임의의 절반 정도가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시민은 병원을 떠난 의사들에 대한 실망감을 성토했다.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이모씨(56)는 "처음에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대한 반발을 이해했지만, 환자를 두고 몇 주째 이어지는 전공의 이탈 행동에 큰 실망을 했다"며 "수술이 급한 중증환자들을 생각하면 전공의 선생들은 이제 반발은 그만하고 제자리로 돌아와 제역할을 하면서 정부에 건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