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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빚투 뛰어든 개미…결국 눈물의 반대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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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4. 07. 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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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만 하더라도 코스피가 3200을 넘어설 수 있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코스피 3000 안착' 가능성을 시사한 증권사 리포트들도 쏟아졌죠. 증시 낙관론에 개미 투자자들도 이른바 '빚투'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지난주 국내외 증시는 크게 요동쳤고, 개미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는 분위기입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 2800선을 회복한 뒤 2900선 돌파를 목전에 뒀던 코스피는 지난 8거래일 간 4.6% 급락했습니다. 코스닥도 5% 하락하며 지난 25일에는 6개월 만에 800 선이 붕괴됐습니다. 특히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했는데, 미국 빅테크 기업 주가가 급락한 다음날에는 하루 만에 8000억원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국내 증시가 하락한 이유는 대외환경 영향이 컸습니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산업의 피해 이슈가 부각된 데다, 매그니피센트7의 급락으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경색된 탓입니다. 여기에 주가 상승의 피로감, 차익 실현, 2분기 기업 실적이 이미 증시에 반영된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가장 피해를 입은 건 개인 투자자들입니다. 이들이 증권사에 빌린 주식 거래대금을 갚지 못한 액수가 1조원 가까이 됩니다. 반대매매 물량도 늘어 투자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개인들이 증거금 부족으로 반대매매를 당한 규모만 지난 23일 기준 140억원이 넘습니다. 닷새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주식을 담보로 산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 처분하는 것입니다. 증시가 상승세를 타며 낙관론이 팽배해지다 갑작스러운 하락세가 나타나면 반대매매가 늘어나곤 하죠. 반대매매는 전날 종가 기준 하한가에 처분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금 손실까지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반대매매 증가가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것입니다. 시장에 반대매매 물량이 많아지면 추가 주가 하락 가능성은 커집니다. 결국 지금처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장에서는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고, 장이 반등하지 않는다면 악순환이 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당분간 증시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장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재료가 부족하다며 단기적으로 2600선 초반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물론 시장이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아직 남은 가운데 어닝 쇼크 이벤트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불확실한 증시에서 개미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너무나 당연한 얘기일 순 있지만, 증시가 조정에 들어간 만큼 잠시 숨 고르기로 이 위기를 대처하는 현명함이 필요해보입니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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