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전자서식 평균 전년 比 100만건 이상↑
농협, 업계 최초 전자창구 도입…은행권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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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창구 시스템 도입을 통해 입출금 전표, 대출 신청서, 신규 계좌 개설 서류 등 종이 사용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이에 따른 비용 절감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영업점 내 전자서류 처리 건수는 전년 대비 평균 100만건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농협은행이 7700만건으로 가장 많은 전자문서를 처리했으며, 이어 우리은행 6000만건, 하나은행 3531만건, 국민은행 2952만건, 신한은행 2710만건 순으로 나타났다. 총 5개 은행의 연간 전자문서 처리 건수는 2억건을 넘어섰으며, 금융업무에서 전자서식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전자문서 사용량 증가율에서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4.72%, 4.63%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국민은행이 2.95%, 농협은행이 1.31%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비대면 채널 이용 확대 영향으로 1.63% 감소했다. 현재 시중은행 영업점 내 전자문서 활용률은 80~95%에 달하고, 대부분의 금융 업무가 디지털화됐다.
농협은행은 2014년 업계 처음으로 전자창구 시스템을 도입하며 영업점의 '페이퍼리스(Paperless)' 전환을 추진해왔다. 이후 2021년 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 전자문서 활용도를 더욱 높였다. 뒤이어 국민은행이 2017년 10월부터 전자창구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2018년, 우리은행은 2018년 12월부터 디지털화에 속도를 냈다.
전자문서 활용이 확대되면서 경영 효율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종이 인쇄, 운송, 보관, 폐기 등 물리적인 서류 관리 비용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일부 은행에서는 연간 최대 200억원 이상의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자문서 시스템과 금융 데이터 관리 시스템이 연계되면서, 기존 종이 문서 기반 업무보다 고객 정보 보관 및 검색 속도가 향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퍼리스 전환은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ESG 경영 실천에도 효과적이다. 종이 사용량 감소로 인해 목재 소비가 줄어들고, 종이 생산 및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가 모든 고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 전환이 비용절감에 집중될 경우, 고령층을 비롯한 금융 취약계층이 소외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민환 인하대학교 교수는 "전자문서 활용 확대는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면서도 "고령자 등 전자서식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취약 계층을 위해 디지털 금융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