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MTS 오픈… 계열사 시너지 ↑
5년내 자기자본 기준 10위권 안착 목표
우리금융 자금 지원 등 뒷받침 필요
리테일 채널 정비·IB경쟁력 확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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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한 지 2년 만에 비은행 강화를 위한 첫발을 뗐다.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획득한 우리투자증권의 영업 개시가 시작되면서다. 우투증권은 작년 8월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 합병으로 출범했으나 금융당국의 검사 등의 이슈로 사실상 휴점 상태였다. 하지만 이달 말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오픈을 시작으로 우리은행의 IB(기업금융) 인력들이 모두 서울 여의도로 모인다. 우투증권이 IB업무를 본격화할 수 있는 데다 리테일 영업도 시작할 수 있는 만큼 전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보험사 인수가 불투명해진 임 회장 입장으로선, 우투증권의 영업 개시가 신의 한 수가 될 전망이다. 작년 우리금융의 순이익 중 98%가 은행에서 나온 만큼, 비은행 부문 순익 기여도가 약점으로 꼽혔는데 올해는 우투증권을 중심으로 비은행 성장세가 도드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의 각오도 남다르다. 남 대표는 전직원들에게 "자본시장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가 끝났다"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업 개시에 나서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우투증권은 5년 내 자기자본 기준 증권업계 10위권 안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우투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1500억원 수준으로, 업계 18위다. 자본확충을 위해선 IB와 리테일 시너지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자본은 물론 우수 인력 확충을 통해 은행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야 할 방침이다. 다만 영업개시가 단순히 수익 상승으로 이어지기 힘든 상황에서 우리금융그룹의 지원도 절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발주자인 우투증권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우리금융의 자금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배경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투증권은 이달 말인 31일 MTS 출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리테일 영업을 개시한다. 현재 우투증권 본사인 여의도 TP타워 19층에 우리은행 WM센터와 증권 점포를 나란히 마련하고, 리테일 영업 준비 작업을 마친 상황이다. 이달 말부터는 은행 등 우리금융그룹 고객들을 대상으로 증권 특화상품 판매도 가능해진다.
전날 금융위의 투자매매업 본인가로 우투증권은 IB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작년 8월 공식 출범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우리금융 검사 등의 이슈로 우투증권의 본인가 신청이 계속 늦어졌다. 올 1월에야 금융위에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신청한 후, 두 달 만에 승인받으면서 그간 휴업상태였던 IB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올 초부터 우투증권 IB 담당 인력들은 영업 개시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는데, 여기에 더해 이달 말부터는 은행의 IB 인력까지 합세할 전망이다. 증권과 은행 등 계열사 IB인력들이 협력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임 회장 입장에선 우투증권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금감원의 경영평가가 3등급으로 나오면서 보험사 인수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비은행 부문 중 가장 큰 축인 증권과 보험을 보유해야 한다. 4대 금융그룹 중 보험 계열사가 없는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작년 은행에서만 3조원이 넘는 순익이 났음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배경이다. 우리금융의 순이익 중 98% 이상이 은행에서 나오는데, 이는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비은행 부문의 순익 기여도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작년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은행 순익 비중이 89% 수준이었다. 이에 우투증권의 IB 중심 영업을 시작으로 비은행 부문 순익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우투증권은 출범 당시부터 디지털과 IB에 강한 증권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혀온 바 있다. 특히 현재 1조1500억원 수준의 자기자본을 확대해 5년 내 증권업계 10위권으로 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10년 내 초대형 IB 진입도 달성 과제 중 하나다. 이를 위해선 최소 3조원에 달하는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자체 성장'과 함께 외부자금 조달 방식도 필요하다. 자체 성장을 위해선 리테일 채널 정비와 IB경쟁력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이미 IB경쟁력을 위해 우투증권은 지난해부터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으로부터 우수 인력을 확보해 왔다. 또 우투증권은 현재 총 4곳의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는데, PB영업 센터로 만들어 자산관리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VVIP채널인 '투체어스'와의 연계도 이뤄질 전망이다.
영업 개시가 본격화한 이날, 남 대표 또한 전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가 끝났다"며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해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그러면서 "작년 8월 출범 이후 IB인프라 구축, 시스템 통합, MTS개발 및 투자매매업 본인가 관련 사업준비 등 갖은 격무에도 최선을 다한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우투증권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리테일 서비스 등 본격적인 고객 영업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투자매매업 본인가 개시로 IB업무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