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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토옵티칼,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외면하고 87명 신규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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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5. 04. 11. 17:43

한국옵티칼 노동자, 정리해고 7명 복직 요구하며 고공농성 460일째
"같은 생산 맡고도 별도 법인이라며 책임 회피"…노동계 비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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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가 2024년 2월 16일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닛토덴코의 한국 자회사 니토옵티칼이 최근 1년여 동안 87명을 새로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자매회사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460일째 고공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고용 책임 회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한국니토옵티칼 고용보험 취득자 현황'에 따르면 니토옵티칼은 지난해 77명을 신규 채용했고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10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이들 87명 중 다수가 채용된 시점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박정혜씨와 소현숙씨가 경북 구미공장 옥상에서 고용 승계를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던 시기와 겹친다. 두 사람은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460일째 옥상에서 생활하며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니토옵티칼과 한국옵티칼은 모두 닛토덴코가 전액 출자한 한국 법인이며 LCD 편광필름을 생산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납품한다. 두 회사는 생산 제품이 유사하지만 닛토덴코 측은 법적 독립성을 이유로 고용 승계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한국옵티칼은 2022년 공장 화재 이후 폐업 절차에 들어가며 희망퇴직을 거부한 노동자 17명 중 7명을 정리해고했다. 해당 생산물량은 현재 니토옵티칼 평택공장에서 대체 생산되고 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닛토덴코가 해고된 인력을 외면하면서도 공장 운영에 필요한 신규 인력을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점에 대해 고용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같은 공정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을 배제한 채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고용 책임을 외면하는 행위"라며 "고용 승계를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손잡고'는 "닛토덴코는 7명을 즉시 니토옵티칼로 고용 승계하라"고 말했다.

한국옵티칼은 2003년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하며 50년 무상 토지임대와 세제 감면 등 다양한 공공지원 혜택을 받아온 외국인투자기업이다. 정부의 인센티브를 받아온 기업이 고용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는 점에서 '먹튀 기업'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정부로부터 현금지원을 받은 외국인투자기업 10곳이 고용계획 미달이나 계약 해지 등을 이유로 총 57억원을 환수당했다. 이 가운데 9곳은 고용계획을 달성하지 못해 54억원이 환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영 의원은 "외투기업의 일방적인 폐업과 해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이를 제어할 제도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노동자를 보호하고 외투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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