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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주요 경제단체 중역들이 모여, 양국의 조선·에너지·AI에서 일방이 아닌 서로 윈윈하는 방법에 대해 머리를 맞댄 결과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협회는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를 열고 한국과 미국의 구체적 산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중경 한미협회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 앤드류 게이틀리 주한미국대사관 상무공사, 마크 메네즈 미 에너지협회 회장(전 트럼프 1기 에너지부 차관) 등 한·미 전문가, 기업인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조선·방산 "美 함정 MRO부터 건조까지 협력범위 넓혀야"
조선·방산 전문가들은 미국의 함정 노후화와 건조 능력 부족을 지적하며, 유지·보수·정비(MRO)와 건조 분야에 양국의 협력 기회가 있다고 조언했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영상 발제를 통해 "한국과의 MRO 협력은 전시에 미국 본토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서 빠르게 전투함을 수리할 수 있다는 의미와 평시에는 미국 조선소의 여유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건조분야에서도 협력을 이루기 위해서는 존스법(미국 내 항구 오가는 화물은 미국산 선박만 운송가능)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우만 HD현대중공업 상무는 향후 30년간 364척의 함정을 건조하겠다는 미 해군의 계획이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라고 하며 "미국 함정의 MRO 지원을 본격화하고 건조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면 미 해군의 전투 준비태세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韓, 미국 LNG 수입 늘려야"…"원전, 美 기술· 韓 시공 최적의 조합"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국의 미국산 LNG 수입 확대와 원전 협력 강화가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트럼프 1기 에너지부 차관을 역임한 마크 메네즈 미국에너지협회 회장은 "한국은 LNG를 전량 수입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이 대미 무역흑자 완화를 목표한다면 미국산 LNG 수입 확대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메네즈 협회장은 "미국의 원천기술·연구역량과 한국의 건설·운전경험이 결합되면, 원자력은 양국의 공동 에너지전략에서 핵심 축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 AI 파운데이션 모델 협력 필요"
AI·반도체 전문가들은 미국이 선도하고 있는 AI 모델을 한국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한국이 강점을 가진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면 양국을 중심으로 AI 기술 확산과 적용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틴 초르젬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AI확산 규칙에서 미국산 AI반도체 수입 제한이 없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규제를 받는 중국, 인도 등 경쟁국과 비교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일본 등 19개국은 AI반도체 수입제한이 없다.
제임스 킴 암참회장은 "복잡하게 전개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LNG, 조선, 항공우주, 반도체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한 한·미 산업 협력의 확대는 지속 가능한 통상 환경 조성과 병행돼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