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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이탈 막아라”… 은행권 ‘AI·상품 다변화’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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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기자

승인 : 2025. 04. 16. 17:59

규모에서는 압도적 점유율
성장률은 증권업계에 밀려
올해 1분기에도 퇴직연금 머니무브가 이어졌다. 은행은 퇴직연금 규모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성장률은 증권업계에 밀렸다. 디폴트옵션(퇴직연금 사업자가 퇴직연금을 운용할 금융상품 결정)과 현물이전 제도(가입한 퇴직연금 상품 그대로 다른 금융사로 이전 가능) 시행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증권사가 가입자에 선택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은 맞춤형 포트폴리오, 인공지능(AI), 고객 편의성 개선 등을 내세우며 퇴직연금 시장 사수에 힘쓰고 있다. 10년 후 1000조원이 넘을 것이란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비이자이익 제고의 핵심 부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 규모는 228조9986억원이다. 증권사 적립 규모 107조6188억원보다 2배 이상 많다.

다만 성장률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올해 1~3월까지 은행은 1.43% 늘었지만, 증권사는 3.55% 증가했다. 특히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증가율은 은행 0.36%·7.4%, 증권 3.92%·12.56%로 큰 격차를 보였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가입자가 많은 DC형과 이직자와 은퇴자 비중이 높은 IRP가 향후 퇴직연금 성장을 이끌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들 가입자 확보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은행들은 퇴직연금 시장 사수에 나섰다. 퇴직연금은 2034년 1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한 시장이다. 무엇보다 퇴직연금은 수수료 수익 등 은행의 핵심 과제인 비이자이익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KB국민은행은 '고객 행동 빅데이터 기반'으로 차별화된 고객관리에 나섰다.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연금자산 운용 목적 및 방법에 대한 초개인화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AI 상담사를 통한 '퇴직연금 고객관리 AI 콜봇'을 통해 고객 수익률을 더 높인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통해 가입자의 수익률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중이며, AI를 활용한 신한연금케어로 고객별 목표달성 확률을 높이고 있다. 최근 인기인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라인업을 190개로 확대하고, ETF 거래 시 기존 3단계 보유상품 변경 프로세스를 한번에 처리하도록 간소화했다.

하나은행은 AI 활용에 힘을 실었다. 금융권 최초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 서비스를 출시했다. AI가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자 성향에 따른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자동 생성하고 이에 따라 IRP 적립금이 자동 운용된다. 가입자의 투자 편의성 제고와 수익률 향상이 기대된다.

우리은행은 내점 없이도 비대면으로 고객이 편리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연금 전문가를 전 영업점에 확대 배치함으로써 은행이 갖고 있는 오프라인 접근 강점을 강화했다. 여기에 펀드 377개, ETF 166개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가입자들은 퇴직연금에서도 수익률과 편의성 등을 중시하게 된다"며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AI 적극 도입 뿐만 아니라, 은행만의 차별화된 퇴직연금 이미지 구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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