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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갭투자’ 문의 늘고 호가 억대 올라”…서울 연접 비규제지역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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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 한지용 인턴 기자

승인 : 2025. 10. 22. 15:41

구리·부천·동탄·고양 등지 아파트 관심 수요 증가
서울 경계지·양호한 교통 여건 단지 위주
실수요 문의도 늘어…예상 외로 크게 뛴 호가에 당황하기도
단기적 상승세 점치는 시각 제기…"무리한 매수 자제"
비규제지역
"10·15 부동산 대책(이하 대책) 발표 이후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가 1억원 안팎으로 뛰었습니다. 예상외로 크게 뛴 호가에 난색을 표하고 손사래를 치며 돌아간 예비 수요자들도 적지 않아요."

지난 21일 오전 찾은 경기 구리시 인창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전화기에 불이 날 정도였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15일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시·구를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과 인접하면서도 비규제 지역으로 남은 구리·부천·동탄 등 지역에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분위기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가 적용돼 실거주는 물론, 토허구역 지정에서 벗어나 매수 후 4개월 내 전입 및 2년 실거주 의무가 없어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등 상대적으로 진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실제 구리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인창동 'e편한세상 인창 어반포레' 전용면적 84㎡형 최대 호가는 13억원에 달한다. 12억원 매물 역시 꽤 나와 있다. 지난 4일 같은 평형이 11억7800만원(15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썼지만, 대책 발표 이후 집주인들이 신고가보다 높은 가격에 내놓은 것이다.

이 단지는 경의중앙선·지하철 8호선 구리역 초역세권 단지로, 잠실까지 20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다. 구리시 B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 접근성을 노린 실수요는 물론, 갭투자를 노린 투자 수요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집주인들도 호가를 자신 있게 올리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서울 연접지역 중 비규제지역인 부천시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부천은 1·7호선과 서해선이 지나 마곡·광화문 등으로의 접근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구로구 소재 1·7호선 온수역으로부터 도보권에 위치한 'e편한세상 온수역' 전용 84㎡형 역시 지난 8월 26일 9억3400만원(15층)에 최고가로 거래됐다. 현재는 10억원 이상 호가가 책정된 매물이 온라인에 10개 남짓 올라와 있다.

온수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이 단지의 행정구역은 부천시 소사구 괴안동이지만, 인근 구로구 항동 소재 단지와 유사한 위도에 있어 사실상 서울 생활권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1호선·서해선 소사역 더블역세권 입지를 갖춘 '힐스테이트 소사역' 주상복합 아파트 전용 84㎡형 호가 역시 지난 14일 거래된 8억7038만원(38층)보다 수천만원 오른 9억원 이상에 다수 올라와 있다. 소사역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대책에서 규제지역으로 묶인 광명시를 제외하면 수도권 서남부에서 부천의 서울 접근성이 가장 뛰어날 것"이라며 "2023년 서해선 대곡소사선 개통으로 DMC·마포·마곡 등 주요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이 개선된 바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화성 동탄, 고양, 김포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화성 동탄역 인근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에서 동탄이 왜 규제지역으로 묶이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을 정도로 예전부터 수요가 꾸준했던 곳"이라며 "대장주인 '동탄역 롯데캐슬'의 경우 호가가 최대 2억~3억원까지 뛰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 강남권으로 출장하는 직장인들이나 수원 등 인근 거주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덧붙였다.

고양시 덕양구의 공인중개사도 "마포구와의 경계 지역에 위치한 'DMC 한강 삼정그린코아 더 베스트' 전용 91㎡형 호가 역시 지난달 10일 기록한 최고가 14억7000만원보다 높은 15억원대에 책정된 상황"이라며 "상암과 DMC 일대로 집을 알아보다가 규제 영향으로 자금 조달 여력이 떨어진 수요 문의가 적잖다"고 강조했다.

단기적 '풍선효과'로 인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역대급 규제로 인해 경기 외곽 지역으로까지 눈을 돌리는 수요가 생겨나고 있지만, 일부 주요 단지를 제외하고 억대 상승 거래를 기대하기에는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원준 기자
한지용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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