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김승연 회장 현지 인맥 시너지 더해
트럼피즘 파고 돌파 성공 신화 기대감
美 공략 위해 'K-9 자주포' 현지화
미 국방부 출신, 해외 총괄 선임 등
현지 발판, 글로벌 시장 확장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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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전부터 미국 맞춤형 사업을 차곡차곡 준비해 왔다.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하고, 조지아에 대규모 태양광 생산 시설 '솔라허브'를 구축 하는 등 1기 때보다 더 강해진 트럼피즘을 예측이나 한 듯 현지화에 집중했다.
조선·방산·에너지 등 미국 시장 확장을 위한 김 부회장의 철저한 준비는 아버지 김승연 회장 때부터 다져진 미국 정재계 인맥이 더해지며 큰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트럼프 2기 미국 시장을 향한 김 부회장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필리조선소로 美 거점 확보…"한화오션 美 조선업 재건 중추"
22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은 최근 기관지 '펙네트'에 미국 조선산업과 해군 재건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특히 기고문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콕 찍어 "미국 조선업 재건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한국 조선에 도움을 요청한 데 이어 미국이 더 구체적으로 우리 조선에 협력의 손길을 뻗고 있는 것이다.
김 부회장이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현지 조선 시장 진출 거점을 마련했다. 필리조선소는 이미 필라델피아에서 미국 해군 유지·보수·정비(MRO)를 담당하며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 해군 '윌리 쉬라' MRO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11월 군수지원함 정비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며 경쟁력을 쌓았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스티븐 쾰러 미국 해군 태평양사령관에게 "한화오션이 보유한 기술력과 축적한 경험, 필리조선소 등을 바탕으로 미 해군 전력 증강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하며 미국 사업 확장 의지를 피력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5~6척의 MRO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항구 간 화물 운송에 미국에서 건조된 미국 국적 선박만 사용할 것을 의무화한 존스법이 폐지된다면 한화오션의 수주 기회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화오션이 지난해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것도 호재다.
◇조단위 투자한 美 태양광, 트럼트 2기로 '새 기회'김 부회장의 전문 분야인 태양광 사업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고립 전략으로 빛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전도사'로 불리는 김 부회장은 미국 태양광에 조단위 투자(2023년 2조4000억원, 2024년 3조1000억원)를 단행하며 현지 사업 토대를 다져왔다.
빅테크 성장세,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를 보고 현지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중국의 저가 태양광 모듈 공세가 이어지며 한때 회의론도 나왔다. 중국 공세 속에서도 오히려 투자를 늘렸던 김 부회장이 트럼프 대통령 집권으로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태양광 생산시설 솔라허브는 올해 하반기 대규모 양산에 돌입한다. 역내 전 밸류체인 생산이 가능한 솔라허브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힘입어 한화솔루션의 흑자전환과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美 방산 진출 잰걸음…K-9 자주포 현지화 추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한 방산사업 역시 김 부회장의 도약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화의 방산 수출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내수를 넘어섰다. 수출 확장세에 올라탄 한화는 올해 미국 시장 안착을 필두로 글로벌 시장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특히 한화의 시그니처 K-9 자주포를 미국 수요에 맞게 변형해 개발을 추진하고, 한화시스템의 전투 시스템 노하우를 접목하는 등 그룹 역량을 모은 제품으로 미국 국방 조달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시스템이 최근 2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단한 것, 지난해 12월 미국 국방부 출신 마이클 쿨터를 해외사업 총괄 대표를 선임한 점 등도 방산사업을 강화하고 특히 미국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김 부회장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 외에 김 부회장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등을 영위하는 미국 한화퓨처프루프를 통해서도 다양한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는 탄탄한 미국 정재계 인맥을 갖춘 김 부회장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며 탄탄한 미국 인맥을 과시했다. 김 부회장의 미국 재계 인맥은 아버지 김승연 회장부터 이어진 것으로 한화의 미국 사업 확장에 큰 재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