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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여력 없다”…내수 소비성장률 30년 전의 8분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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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5. 04. 23. 12:00

대한상의 '내수소비 추세 및 국제비교 연구' 결과 발표
소비 연평균 성장률, 1988년 9.1% → 2024년 1.2%
고령화·가계 자산 부동산 집중·고용 창출력 악화 등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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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대한상의
우리경제의 내수 부진이 장기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

내수 소비성장률은 30년 전 9%대에서 최근 1%대로 떨어졌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내수 소비 비중은 2002년부터 지속 하락해 GDP 1조 달러(약 1429조원) 이상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2개국 중 11위를 기록했다.

내수 부진 요인으로는 고령인구 증가, 가계 자산의 부동산 집중, 산업의 고용 창출 능력 악화 등이 지목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수소비 추세 및 국제비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내수소비는 1996년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이후 추세적인 하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MF 외환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경제위기를 겪을 때마다 계단처럼 한단계씩 소비 성장률이 낮아진 것이 눈에 띠었다.

1988~1996년 9.1%를 기록했던 평균 소비 성장률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4.5%(1997~2002년)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3.1%(2003~2007년)로 떨어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2.4%(2008~2019년)로 낮아졌고,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1.2%까지 떨어져 낙폭이 커졌다.

소비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GDP에서 내수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 추세다.

내수 비중은 2002년 56.3%를 기록한 후 하락세를 보여 2021년 코로나 기간 중 47.1%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내수소비 비중은 2023년 기준 OECD 38개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경제규모가 1조 달러를 넘는 12개 국가 중에서는 11위를 기록해 네덜란드 다음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는 내수소비 부진의 중장기 요인으로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와 고령층 소비성향의 감소를 가장 먼저 꼽았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00년 7%에서 2024년 20%까지 빠르게 증가한 반면 이들의 소비성향이 빠르게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2006년 4분기 60세 이상의 평균소비성향은 81.3%였으나 2024년 4분기에는 64.6%까지 떨어져 세대 중 제일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자산의 상당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상황도 내수 소비 위축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0.5%, 임대보증금까지 포함한다면 77.3%로 매우 높은 편이다.

가계 신용은 2002년 말 465조원에서 2024년 말 1927조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고, 여기에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증대되며 소비를 더욱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산업부분의 취업유발계수(최종수요 10억원이 증가할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취업자 수)가 2000년 15.4에서 2020년 6.3까지 떨어진 점도 내수 소비 하락 중장기 요인으로 지목됐다.

상의는 단기 해법으로 공격적 경기부양 정책을, 장기 해법으로 서비스산업 육성, 성과임금제 등 고령층 소비여력 확충, 해외인구 유입 등을 제언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튼튼한 내수 기반은 경제의 변동성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그동안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단기 처방이 반복되어 왔지만 소비 둔화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한 만큼, 이제는 미래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더불어 우리경제의 구조개혁을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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