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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은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민주화된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시대착오적 일이 대명천지에 벌어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수십년 전 군부독재 시대에나 있었던 어둠의 역사가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재현되는 것을 보고 세계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방심하면 언제든지 역사를 거스르는 퇴행적 시도가 있어날 수 있고 늘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 있어야 역사의 반동을 막고 계속 전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새삼 절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헌법적 비상계엄이 남긴 상처와 휴유증은 매우 깊다. 무엇보다도 가짜뉴스와 그릇된 신념과 망상에 기초한 증오와 혐오, 극단의 정치가 국민통합을 해치고,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비정상과 몰상식이 판을 치며 민주주의를 근본에서부터 흔들고 있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이 남긴 경제적 손실 또한 엄청나다"며 "한국은행은 국내총생산이 6조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추산했다. 비상계엄으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두달 만에 자양업자 수가 20만 명이나 감소하는 등 민생경제에 준 악영향은 더욱 크다"고 우려했다.
또 "비상계엄은 국가 리더십 공백을 자초했다"며 "격변하는 국제질서와 격화되는 글로벌 통상전쟁에 적시에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생긴 국가적 손실을 지금 우리는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는 때로는 후퇴하지만 결국 전진하다고 믿는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경탄하는 놀라운 민주주의 회복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시작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여전히 대한민국은 위대한 나라다. 지난 3년간 퇴행의 시간이 있었다고 해도 오랫동안 축적돼 온 대한민국의 국력과 위상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한민국에는 '위대한 국민'이 있다. 언제나 깨어있는 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며 대한민국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이제 다시 출발점에 섰다.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다시 앞으로 돌리며 민주, 민생, 평화의 길로 나아갈 기회를 만들어냈다"며 "국민이 선택하게 될 새 정부가 국민과 함께 훼손된 대한민국의 국격을 회복하고 더욱 유능하게 자랑스런 나라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