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 양호 속 카드·캐피탈 후퇴
그룹 계열사 별로 실적 희비는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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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룹 계열사별로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핵심 자회사인 은행과 보험에선 양호한 수익을 거두었지만, 업황이 좋지 않은 카드사와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에선 전년보다 후퇴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은 올해 1분기에 총 4조9293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익을 거뒀다. 이는 작년 1분기(4조2215억원)보다 16.8% 늘어난 수준이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KB·신한·하나금융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증가율로 보면 KB금융이 62.9%로 가장 성장이 가팔랐고, 이어 신한금융이 12.6%, 하나금융이 9% 순이었다. 우리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5.2% 감소하며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이들 금융그룹의 실적은 대부분 은행의 실적 개선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1분기 홍콩 H지수 ELS 배상 여파로 각 금융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당기순익이 크게 뒷걸음질 쳤는데, 올해엔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지 않은 덕이다.
실제로 가장 많은 충당부채를 반영했던 KB국민은행은 전년 동기보다 165.5% 증가한 1조264억원의 순익을 냈고,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21.5%, 17.8% 순익이 늘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1분기에 1600억원이 넘는 희망퇴직금을 반영하면서 당기순익이 후퇴했다.
저원가성 예금 등 은행의 핵심예금이 증가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기업대출의 부실 증가로 대출 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못했음에도, 예금금리 하락과 대기성 자금의 증가로 이자비용이 줄면서 4대 금융의 순이자이익은 10조6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예금금리와 달리 대출금리는 1분기 동안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예대금리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선 보험 자회사들이 호실적을 올렸지만, 카드 수수료율 인하와 부동산 PF 부실 여파에 직격을 맞은 카드사·캐피탈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보험 자회사인 KB손해보험과 신한라이프는 투자손익 개선에 힘입어 각각 전년 동기보다 8.2%, 7.1% 순익이 증가했다. 반면 같은 그룹 계열사인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각각 39.3%, 26.7% 순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