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트럼프 관세’ 대응 위해 멕시코行… 발빠른 현장행보

관세 피해 멕시코 진출 늘리는 기업들… 지원방안 모색
강석진 이사장, 25일 멕시코서 현지진출 기업 간담회
멕시코 경제부 면담·경제단체와 MOU도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앞줄 5번째)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멕시코 진출 한국 기업 간담회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부과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진출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며 발빠르게 현장 행보에 나섰다.

중진공은 강석진 이사장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후 멕시코시티에서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멕시코 정부 관계자와의 면담 및 현지 경제단체와의 업무협약(MOU) 체결을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현장 대응력을 높이고 현지 정부 및 경제단체와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으로,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멕시코로의 생산기지 이전 또는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인 한국 중소기업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의도다.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규정에 따라 멕시코 내에서 부품 조달 및 조립 공정의 일정 비율 이상을 충족할 경우 미국 수출 시 관세 없이 통관이 가능하고, 인건비 등도 미국보다 저렴해 관세를 면제받으면서도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 미국 인접 지역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니어쇼어링(nearshoring) 트렌드가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이 멕시코 진출 및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멕시코 현장을 찾아 이들 기업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강 이사장은 현장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의 대응, 원산지 증명 요건, 물류비 상승, 복잡한 인증절차 등 현장의 현안들을 살펴보고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현장에서는 기업들이 원산지 요건 충족을 위한 현지 부품 조달률 확대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혼선 등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같은 날 페르난도 멕시코 경제부 생산개발총국장을 만나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대응, 양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협업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중진공은 또 멕시코 최대 민간 경제단체인 대외무역투자기술위원회(COMCE)와 MOU를 체결하고 양국 간 협력 확대 및 각국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비즈니스 상담회, 정보교류 행사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강 이사장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멕시코는 우리 중소기업들의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북미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관세 대응, 원산지 인증, 물류애로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정책과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진공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원책도 마련하고 있다. 중진공은 수출바로프로그램을 가동해 대체 시장 발굴, 대체 공급망 확보, 관세 분쟁 해결 등의 바우처 서비스를 신규 도입하고 정책자금도 지원한다. 아울러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활용한 지원 우대 및 법률·회계 컨설팅 등의 제공에도 나서고 있다.

중진공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그에 따른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대응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는데, 거기에서 기업들의 분위기 및 현장 의견 등을 청취해 동향 파악을 하고 있다. 이를 종합해 정책들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TF에서 정책들을 만들면 중진공도 집행 등의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