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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인가, 통제인가… 200만 유튜버 ‘발레리나 팜’의 반전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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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항 기자

승인 : 2025. 04. 30. 17:58

다자녀·홈스쿨링·마취없이 분만
일각선 "몰몬교 가치관 영향" 분석도
발레리나 팜. /발레리나 팜 인스타그램

미국 시골 농장에서 8남매를 키우며 ‘목가적인 일상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인플루언서 겸 사업가 ‘발레리나 팜(Ballerina Farm)’의 반전 스토리가 국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200만 명, 틱톡 팔로어 970만명을 보유한 발레리나 팜의 본명은 해나 닐리먼(Hannah Neeleman)이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직접 요리하고, 소와 양을 돌보며, 자택에서 출산하는 등 자연친화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며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미국 내에서 유행 중인 '트래드와이프(Traditional Wife·전통적 아내상)' 트렌드와 맞물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대중의 시선은 지난해 여름 한 잡지에 실린 해나의 인터뷰를 계기로 바뀌기 시작했다. 논란의 시작은 남편 대니얼 닐리먼과의 첫 만남에 대한 서사에서 비롯됐다. 영상에서 소박한 카우보이의 모습으로 소개됐던 대니얼은 실제로 미국 항공사 ‘젯블루’ 창업자의 아들이자 후계자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대니얼은 줄리어드에서 발레를 공부하던 해나가 탑승한 자사 항공편에 자신이 옆자리를 배정받도록 조치했고, 이를 계기로 교제가 시작돼 결혼으로 이어졌다고 전해졌다.

발레리나 팜 가족, /발레리나 팜 인스타그램
해나는 줄리어드를 졸업한 뒤 유타주의 농장으로 거처를 옮겨 8명의 자녀를 낳았다. 인터뷰에 따르면, 남편의 요청에 따라 마취 없이 7명의 아이를 출산했으며, 모든 자녀에게 모유 수유를 하고 홈스쿨링으로 교육하고 있다. 또한 남편의 요구로 보모나 가정부를 두지 않고 있으며, 해나 본인이 가사와 양육, 농장 일, 콘텐츠 제작 등을 모두 도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덟 번째 아이를 출산한 지 2주 만에 미인대회에 출전해 우승했으며, 생일 선물로 그리스행 항공권을 원했지만 주머니 달린 앞치마를 선물받았다는 사연도 전해졌다.

이러한 배경에는 이들 부부가 몰몬교(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 신앙을 바탕으로 한 가정에서 성장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자녀와 전통적인 성 역할, 순종적 아내상을 강조하는 삶이 몰몬교의 가치관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평화롭고 이상적으로 보였던 콘텐츠가 실제로는 여성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가부장적 문화를 미화한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해나의 삶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누리꾼들은 “힐링 영상으로 많이 봤는데 충격이다”, “자신이 선택한 삶이라면 존중해야 한다”, “마치 영화 속 이야기 같다”, “부유해도 행복해 보이진 않는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지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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