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매출 23.2% 올라… 부진 만회
1억달러 규모 북미법인 유상증자 진행
내년 3월 임기만료, 올해 성적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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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년차를 맞은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의 초라한 성적표다. 그동안 'K뷰티'라는 호재가 있었음에도 사업 성과는 부진하기만 하다. 경쟁사들이 날아다닌 올해 1분기 성적마저도 고꾸라지는 중이다. 내년 3월이 임기 만료인 만큼 올해 성적에 따라 이 사장의 운명도 갈릴 전망이다. 이 사장으로서는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한다. 계속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 규모가 큰 북미와 일본을 비롯해 글로벌 영토 확장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1Q 영업익 6% 감소…북미·일본은 '성장세'
29일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6979억원, 영업이익은 142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8%, 5.7% 감소한 수치다. 반면 생활용품에서는 피지오겔·유시몰·닥터그루트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좋은 반응을 보이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2%, 13.2% 성장했다.
해외 매출의 경우 주력 시장이던 중국이 4.1% 감소한 반면, 일본이 23.2% 증가하고 북미 지역이 성장세로 돌아서며 부진을 상쇄했다.
뷰티 1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4% 줄어든 7081억원, 영업이익은 11.2% 감소한 589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및 국내 주력 채널은 성장했지만, 면세점·방문판매 등 소위 '전통 채널'이 부진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음료 1분기 매출은 역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1% 축소된 4164억원, 영업이익은 10.8% 줄어든 469억원으로 집계됐다.
◇1860억 규모 북미 법인 유상증자 참여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LG생활건강은 북미 법인 'LG H&H USA'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고도 밝혔다. 총금액은 1억3000만 달러(약 1860억원)로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체적으로 7000만 달러(약 1000억원)는 북미 법인 운영 자금 지원 및 재무 구조 개선에, 6000만 달러(약 860억원)는 북미 법인 자회사인 더에이본컴퍼니(The Avon Company)에 현금 출자해 운영 자금 등으로 활용된다.
LG생활건강 측은 이번 유상증자 배경에 대해 "북미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북미 법인을 중심으로 마케팅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아마존을 중심으로 더페이스샵·CNP·빌리프·닥터그루트 등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더에이본컴퍼니는 제품 포트폴리오와 온라인 판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최대 화장품 시장인 북미 지역 매출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앞서 이 사장은 올 신년사에서도 중점 사업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 재구조화(리밸런싱)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