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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려’ 대신 ‘키지마’… 日수출 웹툰에 ‘창씨개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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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항 기자

승인 : 2025. 06. 17. 16:12

국내팬들 현지화 각색에 불만
태극마크 뺀 '민증'도 나와
웹툰 '이세계 착각 헌터' 일본판 등장인물 소개. 원작 주인공 '김기려'의 이름이 '키지마 레이시'로 나와 있다./일본 라인망가 캡처
일본에 수출한 한국 웹툰 '이세계 착각 헌터(이하 이착헌)'가 로컬라이징(현지화) 각색 과정에서 등장 인물의 이름이 일본식 이름으로 바꾼 것을 놓고 국내 팬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캐릭터 창씨개명'이라고 거론할 정도다.

'이착헌'은 웹소설 원작의 판타지 장르 웹툰으로, 지난 16일 일본 LINE망가에서 연재를 시작했다. 국내 인기 작품의 일본 론칭 소식에 국내 팬들의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국내 팬들은 '이착헌' 한국인 등장인물의 이름이 일본식으로 바뀐 데 대해 아쉬운 반응을 드러냈다. 예컨대 '김기려'는 '키지마 레이시', '선우연'은 '젠노 우미'로 등장한다. '정하성'의 경우 한자 그대로 음만 바뀐 '이노시타 마코토'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국내 팬들은 일본 독자를 위한 시도는 이해하지만 한국 원작의 한국인 등장인물인 만큼 로컬라이징이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이제까지 한국에 수입된 일본 만화도 등장인물이 한국식 이름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았지만, 과거 우리 나라가 일제강점기 식민지배를 당했던 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하면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창씨개명의 아픔이 있는 나라의 작품 속 주인공 이름을 창씨개명 하다니 말이 되냐"고 주장하고 나섰다.

일본판 '이착헌'에 나온 주민등록증 장면(위)과 원작을 비교한 모습./SNS 캡처
이 뿐만 아니라 '이착헌'에는 주민등록증을 건네는 장면이 나오는데, 주민등록증 왼쪽 하단의 태극마크 대신 일장기 를 연상케 하는 마크로 바뀌어 있다. 그런데 배경의 단청 문양 및 큰 태극마크는 그대로 있는 등 '어색하다'는 반응이다.

한 독자는 "원작에는 국밥을 먹고 배달 음식을 시키는 등 한국적인 요소가 나오고, 심지어 등장 인물들이 일본의 헌터들을 만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라며 "각색은 몰라도 원작 훼손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누리꾼들은 "광복 80주년에 이렇게까지 하면서 만화를 수출해야 하나", "2025년 아니고 1925년인가", "이건 역사적 문제이자 문화 수출에서 고려해야 할 문제", "바꿀거면 다 바꾸지 이름만 일본식을 바꾸나", "일본 수출이 초창기니까 점차 바뀔 것"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편 대대원 작가의 웹소설 '이세계 착각 헌터'는 2023년 5월부터 연재 중이다. 동명의 웹툰은 ab Entertainment가 작화를 맡았다.
김지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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