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가족 참여多… 작년 방문객 8500명
힐링족욕·반려식물 키우기 등 프로그램 다양
농진청, 올해 '치유농업 시설 인증제' 등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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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오후 전북 익산시 삼기면에 위치한 '우리들의 정원'. 이곳은 지난해 매출 기준 한 해 약 8500여 명이 다녀간 치유농장이다. 반려식물을 키우는 아쿠아포닉스, 힐링족욕, 자연물 놀이 등 '치유농업'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치유농업은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해 신체적,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활동을 말한다. 식물이나 가축을 키우면서 돌봄과 성취를 통해 긍정적 정서를 유발하고, 산림과 농촌문화자원 등을 활용해 심리적 안정감을 제고한다.
이날 기자가 체험한 '수고하고 애쓴 나를 위한 작은 격려' 프로그램은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한 치유농업이다. 주요 활동은 아로마테라피를 통한 족욕과 작은 생태계를 만드는 '비바리움' 등이다.
정원 내 노란색 건물로 들어서자 영화관 좌석처럼 마련된 1인용 소파에 건식 족욕기가 비치돼 있었다. 소파 왼쪽마다 놓여 있는 작은 테이블에는 미네랄·로즈마리오일이 든 병과 국내산 과일, 허브차 등 간식이 준비돼 있었다.
프로그램 참가자는 해당 오일을 발에 바르고 비닐 양말을 씌워 족욕을 체험한다. 한 시간 남짓 준비된 간식을 먹으며 따뜻한 온도와 오일 향을 느낀다. 심신 이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것이 활동 목적이다.
우리들의 정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의 이사는 "직장인 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은 편"이라며 "1박2일 코스가 있어 지인들끼리 모임활동으로 찾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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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게가 살아갈 수 있는 생태 환경을 각자 창의성을 발휘해 '직접'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창작과 돌봄 활동을 통해 심리적 회복 및 자존감 증진을 유도한다.
최소영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과장은 "치유농업의 목적은 건강 회복과 유지·증진"이라며 "식물, 동물, 곤충을 비롯해 농촌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환경과 문화적 요소 등을 다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유농업은 농진청이 농촌진흥기관과 민간 역량을 집중해 농업정책을 지원하고, 농업·농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융복합 협업 프로젝트' 중 하나다.
특히 지난해 6월 시행된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치유농업법)에 따라 종합·시행계획을 수립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별 농촌진흥기관 등과 협업해 치유농장 육성 및 관련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농진청은 인지기능 증진, 우울감 개선, 스트레스 완화 등을 위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46종을 개발했다. 올해는 10종을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의료기관과 협업해 조현병·우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2종도 만들었다. 치유농업이 기존 약물 중심의 정신질환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심리 지원 기술로 활용되도록 범위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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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은 올해 우수 치유농업시설 육성을 위한 광역 단위 치유농업센터를 지난해 12개소에서 올해 누적 13개소로 확대한다. 2027년까지 17개소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올해 처음 '치유농업시설 인증제'를 실시, 서비스 품질 향상 및 만족도 제고도 추진한다. 치유농업 관련 온라인서비스 '치유농업ON'을 통해 맞춤형 치유농업시설 추천 등도 실시할 방침이다.
권재한 농진청장은 "치유농업은 우리 농업·농촌이 가진 유·무형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몸과 마음에 치유가 필요한 사람, 삶이 팍팍한 당신, 삶에 지친 국민에게 우리 농업이 건네는 위로"라고 했다.
한편 우리들의 정원은 지난해 농진청 주관 '제20회 생활원예·치유농업 중앙 경진대회'에서 치유농업 프로그램 경진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2023년에는 '소규모 농촌체험프로그램 개발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돼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상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