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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오대산 사고’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5월 1일 전면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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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4. 30. 09:55

日서 돌아온 오대산 사고본 실록·의궤 만날 수 있어
추사 이름 적힌 오죽헌 방명록 '심헌록'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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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전경./제공=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과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대산 사고본(本)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를 소개하는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을 다음 달 1일 전면 개관한다고 30일 밝혔다. 2023년 11월 상설 전시 일부를 선보인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의 전관 개관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기획 전시실과 영상실, 어린이박물관, 교육실·강당 등을 새로 꾸미고 어린이를 위한 체험 공간을 마련하는 등 관람객을 위한 시설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은 현대판 '오대산 사고'와 같다.

박물관은 오대산 사고에 보관돼 있던 국보 실록(정식 명칭은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 75책, 보물 의궤 82책을 포함해 1200여 점의 유물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조선 왕조는 국가 운영과 왕실 전반에 관한 기록을 남겼다. 나라를 세운 태조(재위 1392∼1398)부터 철종(재위 1849∼1863)에 이르기까지 472년 역사를 담은 '조선왕조실록', 왕실 행사를 상세히 기록한 '조선왕조의궤'가 대표적이다.

실록과 같은 주요 왕실 서적은 여러 권을 찍어 보관하기도 했다. 1606년 지금의 강원 평창군 오대산 일대에 들어선 오대산 사고(史庫)는 주요 보관처 중 하나였다. 깊은 산속에 자리한 사고는 각종 재난으로부터 실록을 지키는 역할을 했다.

전면 개관하는 박물관은 오대산 사고본 실록과 의궤를 다채롭게 소개한다.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특별전 '오대산사고 가는 길'은 오대산 사고의 설립과 운영, 쇠퇴 역사를 40여 점의 유물로 보여준다.

예부터 오대산 사고가 있던 일대는 물·불·바람이 쉽게 침입하지 못하는 상서로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풍수지리상 재해를 피할 길한 장소로 여겨지는 곳에는 실록을 보관하는 사각(史閣)을 뒀고, 왕실 족보를 보관하는 선원보각, 사관이 머무는 청사 등이 있었다.

2023년 발간된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 도록에 따르면 사각 2층에는 가장 중요한 실록을 뒀고 1층에는 의궤와 유학 경서, 법전 등 국가와 조정 관련 책을 차곡차곡 보관했다.

전시에서는 임진왜란 이후 국가의 중요한 도서를 보관하고자 지방에 외사고(外史庫)를 설치하는 과정부터 1909년 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온 일본인의 흔적 등을 만날 수 있다.

습기에 약한 서적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도 기록됐다. 사관들은 주기적으로 책을 꺼내 바람에 말리는 포쇄 작업을 했는데 번암 채제공(1720∼1799), 추사 김정희(1786∼1856) 등 주요 인사도 오대산 사고를 다녀간 것으로 전한다.

김정희가 포쇄를 한 뒤, 강릉 오죽헌에 들러 이름을 남긴 방명록 '심헌록'(尋軒錄)이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디지털 영상이 보편화된 최근 흐름을 담은 영상실도 새로 생겼다.

조선 왕조 역사를 기록한 실록이 만들어지고, 오랜 기간 오대산 사고에 보관돼 온 과정을 담은 15분 분량의 영상 두 편이 상영된다. 실록에 등장하는 동물을 캐릭터로 꾸민 어린이 놀이·체험 공간도 새로 들어섰다.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조선왕조실록은 K-콘텐츠의 무궁무진한 원천"이라며 "우리의 실록과 의궤를 직접 감상하고 다양한 교육·체험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전은 7월 1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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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상설전시실./제공=국가유산청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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