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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다른 식물과의 경쟁력이다. 지난해 가을, 생태교란종 '단풍잎돼지풀'에 대해 걱정 가득한 소개를 한 적이 있었다. 경기 북부 지역을 온통 뒤덮은 이 무서운 외래종은 가히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올해 우리집 주변에선 거짓말처럼 '단풍잎돼지풀'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 바로 '소리쟁이'다. 작년과 딱히 다른 환경변화도 없었기에 '소리쟁이'의 알레로파시(Allelopathy) 기능에 '단풍잎돼지풀'이 맥을 못 추게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식물들은 생존을 위해 지상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지만, 땅속에서는 더욱 격렬한 싸움을 벌인다. 뿌리를 뻗으면서 다양한 화학물질을 방출해 다른 식물을 위축시켜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소리쟁이'의 굵고 튼실한 뿌리는 천하장사의 하체를 빼닮은 듯하다. 기세를 올리던 '단풍잎돼지풀'이 슈퍼 잡초 '소리쟁이'에게 땅속에서 크게 되치기를 당한 것이 틀림없다.
'소리쟁이'의 또 다른 특별한 기능은 먹거리와 약재로 애용된다는 점이다. 어린잎은 나물이나 국거리로 최적이며, 뿌리는 한약재로 널리 쓰여 왔다. 얼마 전에는 탈모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소리쟁이 한방 샴푸도 출시되었다. 어떠한가! '소리쟁이'가 슈퍼 잡초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지 아니한가?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