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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절반 이상 위기 경험…생산·출산 주력층 정신건강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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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환 기자

승인 : 2025. 05. 08. 09:09

30대 우울 점수, 60대의 2배 수준
경제·사회 다방면 악영향 우려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 10%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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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우리 사회의 중추인 3040세대가 심각한 정신건강 위기에 직면하면서 국가 경쟁력과 미래를 위협하는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경고하며, 우울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3040세대의 정신건강 회복이 국가 미래를 위한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한다.

7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대의 우울 점수는 8.97점, 40대는 8.43점으로 50대(6.57점)나 60대(5.49점)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정도 이상의 우울 상태에 놓인 비율도 30대가 44.9%로 다른 연령대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3040세대의 절반 이상이 지난 1년간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했는데, 40대가 55.4%, 30대가 51.7%로 전체 평균(47.1%)을 웃돌았다. 정신건강 위기를 경험한 30대 중 자살 생각률은 55.1%, 시도율은 14.1%에 달했다.

연구진은 3040세대의 정신건강 악화가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의 핵심 주체인 이들의 정신건강 위기는 노동 생산성 저하와 의료비용 증가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위기를 '둘다 경험한' 집단(전체의 24.1%)은 사회적 지지 체계마저 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3040세대가 미래 세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핵심 세대라는 점에서, 이들의 정신건강 악화가 저출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69.5%에 달할 만큼, 사회적 불신이 결혼과 출산 기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40세대의 정신건강 회복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91.7%가 '정신건강 증진 정책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답했지만, 실제 국가 제공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신의학계에서는 조기 발견과 개입을 핵심으로 꼽으며,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정신의학과 교수는 "3040세대의 정신건강 악화는 국가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직장 내 생산성 저하, 사회보장 부담 가중, 출산율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국가적 개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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