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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휴전’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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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5. 13. 11:31

90일간 서로에 물린 관세 대폭 인하 전격 합의
뉴욕 증시는 관세 인하 소식에 큰 폭으로 상승
대중 무역적자·펜타닐 등 갈등 근본 원인 여전
트럼프 '변덕 관세' 에 기업들 리스크 감수 안해
TRUMP TARIFFS STOCK MARKET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 관계자들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 위치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폐장 종을 울리며 환호하고 있다. 이날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 물린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하면서, 미국 증시는 급등 마감했다./UPI 연합뉴스
벼랑 끝 관세 전쟁을 벌이던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 물린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12일(현지시간) 전격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세계 최대 두 경제대국이 무역 갈등을 완화하는 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펜타닐 문제 등 갈등의 근본 원인은 해결되지 않아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보도했다.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펜타닐 문제 등 갈등 근본 원인 해결 안돼

이날 스위스에서 진행된 회담에서 미국은 중국 상품에 물리는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인하하기로 했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매겼던 보복 관세를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양측은 90일간의 유예 기간 동안 추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승리'라고 자평하며, 조만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통해 양국 간 경제 관계를 지속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관세 수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보다 높아졌고,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 관세에 대응해야 하는 기업인과 투자자,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며 리스크를 감수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AP 통신은 지적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대부분의 수입품에 대해 최소 10% 수준의 기본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발표를 강행한 이른바 '해방의날'(4월 2일) 이후, 미국은 90일간 협상 기간을 조건으로 대부분 국가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합의로 미국이 중국 상품에 매기는 30% 관세 중 20%는 중국의 펜타닐 관련 문제에 따른 것이고, 나머지 10%는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도 일괄 적용하는 기본세율이다.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 특정 산업에는 여전히 25%의 고율 관세가 유지되고 있으며, 의약품 등 다른 분야로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뉴욕 증시 환호…애플·아마존·테슬라 6% 이상 상승

이날 뉴욕 증시는 관세 인하 소식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S&P500 지수는 지난 3월 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2월 2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달러는 강세를 보였고, 안전자산인 금값은 하락했다.

특히 주요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31% 상승한 210.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일(213.32달러) 이후 종가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주가는 8.07% 치솟은 208.64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도 5.44% 올라 12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는 6.75% 318.38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2월 25일(302.80달러) 이후 약 2개월 반 만에 300달러선을 회복했다.

◇"현실 인식 높인 협상"… 여전히 불확실한 향후 전망

장타이쑤 예일대 교수는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성과로 양국이 서로의 경제적 현실을 보다 냉정하게 인식하게 됐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미국은 자국의 협상력을 과대평가했고,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견딜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신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번 합의는 양국 모두에게 냉정한 현실 인식을 안겨줬다"며 "중국은 내수 소비 확대, 미국은 제조업 부흥이라는 방향에서 목표가 부분적으로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저스틴 울퍼스 미시간대학 교수는 "관세가 '비정상적 수준'에서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지난 몇 달간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온 돌발적인 행보를 고려하면 미래에 대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취임 이후) 지난 120일을 돌이켜보면, 지금의 낙관론이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을 주도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관계를 재정립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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