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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컨테이너 해운시황 침체 우려에 대응한 해운기업의 변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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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5. 13. 16:08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물류학박사)
구교훈 교수님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물류학박사)
해운 시황 분석 업체 드류리(Drewry)가 올해 세계 컨테이너선 시황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공개하면서 정기 선사들에 어려운 상황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동아시아 중국, 한국, 일본, 대만 그리고 베트남 등 주요 대미 수출국들은 미국의 관세부과 시행으로 인해 컨테이너 해상운송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팬데믹 이후 현재까지 주요 선사들의 선복량 확대 경쟁으로 인해 매년 기존 선대의 약 7%의 컨테이너선 신규 발주와 순차적인 인도로 현재 약 3100만TEU인 글로벌 컨테이너 선대가 2030년에는 약 4000만TEU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경제성장률과 상관관계에 있는 컨테이너 해상운송 물동량의 증가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컨테이너 해상화물 운송 수요의 정체나 감소로 공급과잉으로 인한 운임 하락이 예측되면서 해운 시황의 침체가 우려되며, 이미 컨테이너 시황의 지표로 사용되는 SCFI 지수가 1300선에서 단계적으로 하락세에 있다.

HMM은 팬데믹 기간 중 초호황으로 인해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쌓아두고 이를 사용하고 투자할 적합한 사업을 찾고 있다. 그런데 HMM의 경영진이 선택한 것은 종합물류의 적극적인 추진이 아니라 해운사업 연관 사업에 대한 투자다.

글로벌 최대 종합 물류기업인 DHL, DSV, 쉥커는 물론이고 최대 해운선사인 덴마크 머스크, MSC, CMA-CGM, COSCO의 경우 컨테이너와 벌크화물 운송 사업 뿐만 아니라 컨테이너터미널, 항공화물, 창고, 계약 물류, 철도운송, 포워딩 등 다양한 종합물류 사업을 통해 사업의 리스크를 최대한 분산하고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효과에 의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 전략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 최대 국적선사인 HMM은 항공, 철도, 도로, 창고, 포워딩 등 실질적인 종합물류 사업을 하려는 의지가 매우 부족하다.

경쟁 얼라이언스인 제미나이 협력사인 머스크와 하팍 로이드는 기존 7 STOP 기항 전략에서 3 STOP 전략으로 운송 시간과 항만 체류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정시성을 높임으로써 고객사 서비스 수준을 최대한 향상하면서 운항비용을 절감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이른바 허브앤스포크(HUB & SPOKE) 전략 시행으로 인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정시율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우리 HMM은 정시율 꼴찌를 기록중이다.

최근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COSCO 쉬핑은 불과 일주일 만에 약 32척의 신조선을 발주했는데, 이는 올해 단 한 척의 신규 발주가 없는 한국 선사들과는 뚜렷하게 대조된다. 이러한 K-해운의 발주 침묵이 지속된다면 글로벌 컨테이너 주요 선사들과의 경쟁에서 더욱 뒤처지면서 다시 큰 위기가 닥칠 수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글로벌 선사 중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비중이 가장 많은 데가 HMM인데, 시황이 물동량 부족이 되면 2만4000TEU급 선박에 컨테이너화물을 가득 채우기가 타 경쟁 선사에 비해 매우 어렵게 돼 이는 소석률의 하락으로 나타난다.

K-조선의 발주 침묵 속에서, 특히 세계 8위 선복량 HMM의 경우 산은과 해양진흥공사가 대주주로서 위탁관리 중이어서 HMM 경영진(이사회)의 사업 의사결정이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경쟁선사들이 혁신적인 서비스 상품을 내놓으면서 종합물류 사업에 매진하는 가운데 HMM이 소의 걸음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HMM의 매각과 관련해 산은의 입장이 딜레마에 빠져있고, 해진공의 입장도 산은과 달리 해수부의 입장과 해운업계는 해운기업이 반드시 인수하여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희망사항이 있다.

지금 당장 HMM의 시가총액, 자산, 부채비율, 현금유보액 등 매우 우량한 기업으로 몸값이 지나치게 높아졌고 대주주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이 71%가 넘어서 인수할 기업이 딱히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더 이상 한국해운의 대들보인 HMM이 과거 한진해운, 현대상선, 팬오션 등 많은 기업들이 겪던 전철을 다시 밟게해선 안 된다. 이제 한국해운이 정부의 대대적인 한국해운 재건 노력과 지원으로 어느 정도 재건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 지원으로 재건된 해운기업은 대기업 오너일가가 소유하면서 마음대로 기업을 경영하게 놔두기 보단, 필자가 수십차례 언급한 독일의 하팍로이드 지배구조와 같이 민간과 공공이 지분을 나누어 갖고, 상호 견제하면서 이해관계에 있는 해운, 물류, 화주 기업들이 지분을 참여하여 선화주 상생협력이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가능한 지배구조 체제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탈탄소 국가 목표와 해운산업의 목표 달성은 물론 ESG 경영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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