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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모션, ‘마이 리틀 퍼피’ 이준영 대표 “슬픈 이야기가 아닌 따듯한 기억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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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5. 16. 17:10

"먼저 떠난 강아지가 주인을 맞이한다"
메가주 2025에 등장한 드림모션의 '마이 리틀 퍼피' /사진=김동욱 기자
웰시코기 한 마리가 관람객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얼마 전에 우리 강아지를 떠나보냈어요. 너무 힘들었는데, 이 게임 덕분에 위로를 받았어요"

메가주 2025 현장. 펫푸드와 장난감으로 가득한 박람회장 한편에 마련된 게임 부스 앞에서 한 관람객이 드림모션 이준영 대표에게 조심스럽게 건넨 말이다.
크래프톤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드림모션이 국내 최대 반려동물 박람회 '2025 메가주 일산'에 신작 PC 게임 '마이 리틀 퍼피(My Little Puppy)'를 들고 등장했다. 게임쇼가 아닌 애견 박람회에 게임사가 등장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전시장을 찾은 수많은 애견인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훨씬 뜨거웠다.

드림모션 부스엔 게임 시연 공간과 함께 귀여운 포토존이 마련돼 있었고, 인스타 인증 이벤트와 함께 강아지 간식과 영양제, 배변봉투 등 실용적인 경품도 제공됐다. 박람회에 방문한 관람객들은 눈요기를 넘어,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게임'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이다.
'마이 리틀 퍼피'는 '사람이 죽으면 먼저 세상을 떠난 강아지가 마중을 나온다'는 애견인 사이에 널리 알려진 일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어드벤처 게임이다. 게임의 주인공은 웰시코기 '봉구'. 현실의 강아지처럼 냄새 맡기, 짖기, 달리기 등 실제 반려견 행동에 기반한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며, 천국의 관문을 넘어 자신의 주인을 찾는 여정을 그린다. 게임은 어드벤처와 퍼즐, 레이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구성을 취하며, 플레이타임은 약 6~8시간, 총 6개의 챕터로 완성될 예정이다.
이준영 드림모션 대표 /사진=김동욱 기자
현장에서 만난 이준영 드림모션 대표는 게임의 방향성에 대해 "처음부터 만들고 싶었던 게임이었다"고 단언했다. "창업 초창기에는 상업적인 게임을 먼저 만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언젠가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주인공 '봉구'는 이 대표가 입양했던 반려견을 모티브로 제작됐으며, 게임 전반에 흐르는 정서는 애견인으로서 직접 겪은 상실과 기억에서 비롯됐다.

"보통 강아지가 주인보다 먼저 떠나잖아요. 이별을 겪어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거예요. 저는 그 이야기를 다시 만나는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어요. 너무 슬픈 방향이 아니라, 따뜻하고 행복했던 기억을 담아, 결국에는 미소 지으며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실제 체험판을 플레이한 이용자들로부터는 "울었다", "우리 강아지가 생각났다"는 피드백이 잇따랐고, 반려견의 사진을 공유하며 추억을 나누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이 대표는 "특히 일본에서 반응이 좋다. 콘솔 문화와 감성 중심 게임에 익숙한 환경이기도 하고, 애견 문화가 깊은 나라이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100만장 판매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게임은 드림모션이 직접 개발, 직접 퍼블리싱하며 총 15개 언어를 지원할 계획이다.
음악 또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감정선을 과하게 자극하기보다는 환경음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감정을 유도했고, 감정이 고조되는 지점에서는 섬세한 BGM이 등장한다. 이 대표는 "너무 '게임 음악'처럼 들리지 않도록 신경 썼다. 외주 음악팀과는 전작부터 함께 작업해 온 팀"이라며 "반응이 좋으면 OST 특전 판매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항목은 강아지 커스터마이징 여부였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작은 강아지를 선호하는 사람, 큰 강아지를 원하는 사람들의 피드백을 이해하지만, 기술적으로나 기획적으로 모든 크기의 강아지를 구현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었다. 대신 하나의 강아지 봉구에게 집중해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지점은, 게임쇼가 아닌 메가주에 출전한 이유다. 드림모션은 그 배경에 대해 "게임쇼에 나가면 너무 많은 경쟁 게임들 속에 파묻히는 느낌이었다. 반려동물 박람회야말로 우리 게임이 가장 빛날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게임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영상이 상영되는 부스 앞에 머무는 시간도 길었고, 강아지와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관람객들도 줄을 이뤘다.
이준영 드림모션 대표 /사진=김동욱 기자
드림모션은 그동안 모바일 게임 위주로 개발해왔지만, 이번 신작을 기점으로 새로운 방향을 모색 중이다. 이 대표는 "그저 재미있는 게임보다는 여운을 남기고 의미 있는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향하고 있다"며, "흔하고 뻔한 게임은 만들지 않겠다는 철학을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게임은 현재도 정식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개발 중이며, 출시 예정일은 2025년 4분기다. PC와 콘솔 플랫폼 동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이 게임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눈물이 날 수도 있겠지만, 그 눈물의 끝이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게임으로 기억되고 싶다"
김동욱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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