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다양화 불구 보수인하 경쟁 등 '제 살 깎아먹기'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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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15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197조2517억원에 달했다. 이는 200조원 고지까지 약 2조7000억원을 남겨둔 수치다.
ETF 순자산은 지난 2월 처음 190조원을 넘어선 뒤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미국과 중국 간 관세 분쟁 완화로 세계 증시가 반등하면서 ETF 순자산 총액이 이르면 다음 주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분위기상 하루 수억원대 자금 유입이 어렵지 않고, 미국 증시 관련 ETF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미국발 호재 영향도 클 것이라며 200조원 달성 자체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TF는 성과 부진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공모펀드의 대안으로 부상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 투자자 자금이 집중되며 급성장했다.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시장이 개설된 지 21년 만인 2023년 6월 말 처음 10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ETF의 주요 장점으로는 펀드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고, 특정 지수 움직임을 따라가는 '패시브' 투자 특성상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 꼽힌다. 공모펀드 대비 운용·판매 보수 등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상품 종류도 다양해졌다. 단기 채권 기반의 머니마켓 ETF, 특정 산업 테마 ETF, 자산 배분을 적극적으로 바꾸는 액티브 ETF 등이 주목받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파생상품인 콜옵션을 활용해 하락장에서도 수익 일부를 보전하는 '커버드콜 ETF'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이는 주가 등락이 제한적인 박스권 장세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최근 ETF 시장의 성장세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상품 차별화보다는 보수 인하와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 치중하면서 ETF 사업 자체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국내 자산운용사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ETF 보수 인하 경쟁을 강하게 비판하며, 본연의 책무를 소홀히 하고 노이즈 마케팅에만 몰두하는 운용사에 대해서는 상품 운용 및 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