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110%, 이율 1.75%로 저금리 조달 성공
사업 재편 및 재무 개선 작업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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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LG화학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재무 상황이 악화됐다. 자산 유동화를 비롯한 재무 개선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비주력 사업 매각 등으로 수익성 확보 및 재무 건전성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6일 LG화학에 따르면 회사가 전날 10억 달러(1조40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고 공시한 외화 교환사채(EB) 교환가액은 종가의 110% 수준인 33만7700원으로 결정됐다. 당초 교환 프리미엄을 고려해 110~115% 수준 사이에서 교환가액이 결정될 예정이었으나,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적은 프리미엄을 설정하게 됐다. 금리는 당초 2% 수준을 예상했으나, 1.75%로 정해졌다.
이번 EB로 조달한 자금은 지난 2023년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발행했던 EB 상환에 전액 활용될 전망이다. 앞서 회사는 5년물 10억 달러, 7년물 10억달러 규모의 EB를 발행한 바 있다. 이중 5년물 EB의 조기상환요구권(풋옵션) 기한이 오는 7월 도래한다.
담보인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EB 교환가액(68만7500원)에 비해 50% 미만으로 하락한 만큼, 시장에선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LG화학 또한 상환에 대비하기 위해 동일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최근 변동성이 높은 금융시장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해 차환 발행을 결정했다"며 "비슷한 조건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담보로 잡힌 교환 대상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 412만9404주로, 전체 주식수의 약 1.76%에 해당한다. 앞선 EB와 비슷한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지만 주가가 하락하면서 담보 주식수는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LG화학은 보유 주식을 유동화해 당장 자금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업황 부진으로 이익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재무여력도 약화됐다.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97.7% 수준이다.
그중에서도 순차입금 비율은 46%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 순차입금은 차입금 중에서 기업의 현금을 제외하고 남는 외부 자금이다. 비중이 높은만큼 외부 자본 의존도가 높고 금융 비용도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선 순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어서면 신용등급 하락의 위험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재무 여건이 악화된 만큼 LG화학은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개선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기존 자산의 유동화 뿐만 아니라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 나가면서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다.
올 초 LG화학은 수처리 사업을 매각에 나섰고, 배터리 분리막 사업 철수 및 축소 검토, NCC 2공장 매각 검토 등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개선 전략을 추진 중으로, 여러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