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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구는 아빠를 기억하고 있다”...체험판으로 만난 ‘마이 리틀 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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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5. 19. 17:20

슬픔은 피해가고, 기억은 담았다
처음 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그저 "강아지 '봉구'가 나오는 귀여운 게임이겠지" 싶었다. 하지만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숨을 고르게 됐다. '게임을 해야지'라는 마음보다는, '봉구의 이야기에 같이 걸어가야지'라는 쪽에 더 가까웠달까.

크래프톤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드림모션이 개발 중인 감성 어드벤처 게임 '마이 리틀 퍼피(My Little Puppy)'는 웰시코기 '봉구'가 저승길 너머에서 주인을 만나러 가는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이야기의 출발점은 많은 애견인들이 알고 있는 익숙한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사람이 죽으면, 먼저 떠난 강아지가 주인을 마중 나온다" 드림모션 이준영 대표는 그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꼭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말은 체험판을 직접 해보면 온몸으로 체감된다.
게임은 시작부터 다소 차분한 톤으로 흘러간다. 처음 봉구는 천국에 도착해 환영회를 준비해야 한다. 냄새를 맡고, 친구들을 찾아가고, 애교도 부리고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파악해 나간다.

보통의 게임이라면 조금 느리다고 느껴질 법한 이 속도는, '봉구'라는 존재와 이 세계의 분위기에 익숙해질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처럼 느껴진다. 빨리 어딘가로 가고 싶던 마음은 자연스레 내려놓게 되고, 봉구의 발걸음 하나하나를 따라가며 함께 호흡하게 된다.

그리고 봉구는 여정을 떠난다. 아빠의 냄새를 맡고 마중가기 위한 여정이다. 또한 아빠를 찾아 떠나는 과정에는 다양한 미니게임도 등장해 긴장감을 주기도 한다. 강아지 특유의 행동들을 활용해 물건을 옮기는 퍼즐, 점프, 레이싱 등이 유기적으로 섞여 있다.
특히 체험판 후반, 붉은색 ‘오염된 들판’을 푸른색 '생명의 들판'으로 바꾸는 과정은 플레이어의 감정선까지 물들인다. 웰시코기 봉구는 미션을 수행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이 사랑했던 아빠를 다시 만나기 위해 이 땅을 정화하고, 친구들에게 힘을 빌리며, 깊고 긴 터널을 지나가는 존재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나는 어느새 '플레이어'가 아닌 봉구의 '조력자'가 된다. 봉구가 무사히 아빠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손길.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응원하고 있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게임을 이끄는 핵심은 봉구 그 자체다. '마이 리틀 퍼피'는 드림모션 이준영 대표가 실제 입양해 키웠던 강아지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여기에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이야기가 더해져 하나의 스토리가 완성됐다. 

또한 반려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장면들이 녹아 있고, 강아지 특유의 행동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려 한 노력도 곳곳에서 느껴진다.
음악도 과하지 않다. 대부분 환경음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고, 감정을 건드려야 할 때만 BGM이 조용히 깔린다. 감성에 과하게 몰아치지 않으면서도, 어느 순간 문득 울컥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마이 리틀 퍼피'는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으며, 2025년 4분기 중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3월 21일 공개된 체험판은 약 1시간 분량이다. 언어 지원도 넓다.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간·번체, 독일어, 프랑스어 등 총 15개 언어를 지원 예정이다.

드림모션은 이 작품을 자체 개발, 자체 퍼블리싱하며 글로벌 100만장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 체험판 반응이 뜨거웠고, 현지 인플루언서들도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게임은 결코 우울하지 않다. 드림모션의 '마이 리틀 퍼피'는 슬픔을 구구절절 묘사하기보다는 '함께했던 행복한 기억'을 중심으로 감정을 끌어간다.
김동욱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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