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화·리스크 선제 대응 팔걷어
헬스케어·쇼핑 등 타 업계와 협업
건전·수익 균형통해 본업 경쟁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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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 취임 이후 달라진 내부 분위기에 대한 평가다.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김 사장의 판단 아래 삼성카드 임직원들은 플랫폼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카드를 이끌어 온 전임 사장들이 삼성전자나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사 출신이었던 것과 달리 김 사장은 관(官) 출신 인사다. 행시 36회로 기획재정부에서 국부운용과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전자로 적을 옮긴 김 사장은 전략그룹장과 글로벌커뮤니케이션그룹장, 대외협력팀장을 거쳤고, 2023년엔 삼성벤처투자 대표를 맡았다. 관 출신인데다 삼성전자 전략그룹장 등을 역임했던 김 사장은 삼성카드에서 단기적 성과를 만들기보다 지속가능 성장 기반을 닦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카드업계를 둘러싼 대외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특히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그는 연초 대표이사 내정자 신분으로 '딥 체인지(Deep Change)'를 강조하면서 플랫폼·데이터 역량과 시장 변화·리스크 선제 대응을 주문했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김이태 사장 취임 이후 삼성카드는 KB국민은행,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이업종 기업들과 협업에 나서는 등 비즈니스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4월에는 KB국민은행과의 협업으로 '모니모-KB 매일이자 통장'을 출시했다. 다른 금융사와의 첫 협업 결과물이기도 하다. 모니모 플랫폼은 삼성 금융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코레일과도 손잡고 삼성금융 계열사 모바일 플랫폼 모니모에서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등 소비자 편익을 키울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코레일 제휴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헬스케어, 모빌리티, 쇼핑 등 다양한 업권과의 협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데이터전문기관,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등 데이터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다만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후발주자다. 경쟁사들이 2022년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한 것과 달리 삼성카드는 2023년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이 그리는 플랫폼·데이터 정책의 진행 방향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김 사장이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보다 적극적일 수 있는 건 삼성카드가 호실적을 내고 있어서다. 올해 1분기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84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779억원)보다 3.7% 성장했다. 카드업계 전반이 불황을 보이며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삼성카드는 성장세를 유지한 것이다. 2분기 연속으로 삼성카드가 카드업계 1위를 차지했다.
김 사장은 1분기에 받은 성적표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2분기 이후에도 카드업계를 둘러싼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를 파악하고 유연한 대응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카드는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수익성과 성장성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플랫폼, 데이터, AI 역량 등 중장기 측면에서 성장기반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며 "시장 변화와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위협과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