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가 대선 시즌 '빨간 2번 점퍼' 사진을 올렸다 삭제한 일이 정치권에까지 이슈로 번지며, 일부 팬들이 "여자 연예인을 정쟁의 도구로 소비하지 말라"는 내용의 온라인 입장문을 발표했다.
28일 새벽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여자연예인 갤러리에는 성명문을 내고 "정치적 프레임과 온라인 혐오 속에서 ‘여자 연예인’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 한 여자연예인의 SNS 게시물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며 논란이 확산됐고, 이는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명예훼손과 성적 비방, 신상 공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더욱이, 특정 정치인의 토론회 발언을 기점으로, 온라인상에서 2차 가해가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으며, 이는 발언의 의도와 무관하게 여자 연예인을 정치적 공격의 도구이자 혐오의 매개로 삼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는 결코 누군가의 명예와 존엄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적 논쟁은 그 책임 있는 당사자들 사이에서 이뤄져야 하며, 아무런 관련 없는 연예인이 그 갈등의 희생양이 되는 현실은 명백히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또한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책임 있는 표현의 태도"라며 "상식과 품격이 지켜지는 사회,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민주주의의 방향이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 27일 밤 카리나가 인스타그램에 빨간색 숫자 2번이 적힌 점퍼를 입은 사진을 업로드했다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며 정치적 논란으로 번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나온 일부 발언 내용과 섞여 누리꾼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백지원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정 당협위원장 등이 카리나의 게시글을 SNS에 연이어 언급하며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