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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GDDR7 수혜 노린다… 삼성·SK 차세대 D램 선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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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5. 29. 17:38

엔비디아, 1분기 매출 69% 성장에도
美 수출규제 장기화 실적 주춤 우려
"중국용 저사양 AI 칩 출시"로 우회
삼성·SK 'HBM 대체재' 양산 시작
'AI 반도체 강자' 엔비디아의 저력은 여전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규제에도 주력인 데이터센터 부문의 매출이 70% 이상 폭증하며, 올해 1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다만 2분기에도 중국 리스크가 예상되면서 차세대 그래픽 D램 'GDDR7'을 탑재한 저가 AI 칩으로 규제 우회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GDDR7 양산체제를 갖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엔비디아 거래선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6 회계연도 1분기(2~4월) 440억6000만 달러의 매출과 0.96달러의 주당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증가했고, 순이익은 26% 늘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매출 예상치 433억1000만 달러, 순이익 예상치 0.93달러를 웃돈 수치다. 1분기 호실적은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부문이 견인했다. AI 칩과 관련 부품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73% 성장한 391억 달러다.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I 인프라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매우 강력하다"고 밝혔다.

1분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2분기(5~7월)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 전망치로 450억 달러를 제시했는데, LSEG의 전망치(459억 달러)보다 낮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부터 엔비디아의 중국용 AI 칩 'H20'의 수출을 제한한 탓이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조치로 인해 1분기 25억 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며, 2분기 매출 전망치에도 80억 달러의 손실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최근 로이터 등 외신은 엔비디아가 대중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H20보다 낮은 사양의 AI 칩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회계연도 기준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 비중은 전체의 13%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이에 따라 해당 AI 칩에는 HBM 대신 GDDR7이 탑재될 전망이다. GDDR은 HBM에 비해 생산 난도가 낮고, 대량 생산에 유리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 DDR 대비 데이터 전송을 위한 채널이 많고 대역폭도 높아 HBM의 대체재로도 거론된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인텔로에 따르면 GDDR 시장은 2023년 58억 달러에서 2032년 126억 달러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이는 GDDR7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새로운 사업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사 HBM3·HBM3E가 탑재된 H20 수출 제한에 따라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해졌지만, GDDR7 거래선을 확보할 경우 일정부분 방어가 가능하단 게 업계 설명이다.

2023년 업계 최초로 GDDR7 개발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한동안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며 주도권을 잡아왔다. 지난해에는 12나노급 24Gb GDDR7을 개발, 올해부터 대량 양산을 시작한 상태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부터 GDDR7을 양산하며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다.

업계에선 양사 간 D램 경쟁이 HBM에 이어 GDDR 분야에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HBM을 중심으로 'D램 1위' 자리를 내준 삼성전자로선 거래선 확대가 중요한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미국의 수출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신규 AI 칩에) HBM 대신 GDDR7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HBM 중심의 AI 메모리 수요가 일반 메모리 반도체까지 확대되며 양사 수혜 폭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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