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국민의힘, 서둘러 갈등 봉합해 다음 선거 대비해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609010003604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5. 06. 10. 00:01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력한 입법 드라이브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은 계파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당시부터 형성된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계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정국·특검·대선후보 교체·대선 패배 후 뒷수습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국민의힘의 현재다. 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선 패배 수습 방안과 당의 향후 방향을 논의했지만 갑론을박의 갈등만 증폭됐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비대위 체제가 아니라 선출된 당 대표 체제로 치르는 것 자체가 보수 재건과 지방선거 성공을 위한 당면 목표"라며 "9월 초까지 전당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 전당대회 전까지는 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비대위원장으로서 당무 감사권을 발동해 당의 대선 후보를 부당하게 교체하고자 했던 과정과 진상을 규명하고, 합당한 책임을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친한계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서둘러 새 당 대표를 뽑자는 것이다. 이에 반해 친윤계는 사태 수습 때까지 비대위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친윤계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은 "진상 규명은 환영한다"고 하면서도 "후보 교체를 부당한 일로 규정하는 것은 중립성을 의심케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친한계 박정하 의원은 "당무감사는 당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후보 교체를 보는 눈이 달라도 너무 달라 후보 단일화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뽑은 대통령이 탄핵되고 대선에서도 패했는데 이에 대한 뼈아픈 반성이나 통찰이 없다. 탄핵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모든 걸 그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선 패배를 두고도 김문수 전 후보를 제외하면 누구 하나 '내 잘못'이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와 경쟁했던 후보들이 이재명 캠프에서 뛰면서 대통령을 만든 것과 너무 다르다.

국민의힘이 당내 갈등을 조속히 마무리하지 못하면 앞으로 민주당 독주를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 곧 이어질 총선에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머릿수로 차단할 수 없다면 몸을 던져서라도 막는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친한과 친윤이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국힘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는 안팎의 우려를 국민의힘은 명심하고 당 봉합에 서둘러 나서기 바란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