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5조 클럽 유일… 성장세 이어가
1400만주 자사주 활용 방안도 다양
양종희 "밸류업 등 안정적 성과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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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지난해 두 차례 주당 10만원을 기록한 뒤, '12·3 비상계엄 사태'로 힘을 받지 못해 7만~8만원대에 머물다가 새 정부 출범 가능성이 높아진 5월부터 상승 탄력을 받아 주당 10만원대에 안착한 모습이다.
이 덕에 시가총액도 반년 만에 10조원가량 증가했고, 2023년과 비교해 2배를 기록했다. 이는 증시를 부양하려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KB금융의 탄탄한 펀더멘털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노력이 경쟁사 대비 앞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금융 주가는 여전히 상승 동력을 가지고 있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에 이를 때까지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 확대를 이어가고, 배당도 늘려가겠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1000만주 넘게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다만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M&A(인수합병)에 활용하거나 장기적으로는 소각하는 방향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시가총액은 41조원 규모로, 시총 상위 기업 중 6~7위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에는 32조6000억원 규모로 9위, 2023년 말에는 21조8000억원 규모로 18위 수준에 머물렀다. KB금융이 금융대장주를 넘어 주식시장에서 위상이 한층 강화된 것을 알 수 있다.
K-방산 핵심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시총 격차가 2조원 수준이다. 시총 5위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BR은 10배가 넘고 KB금융의 PBR은 아직 0.68배 수준에 머물고 있어, KB금융이 시총 5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크다.
이처럼 KB금융의 몸값이 빠르게 커질 수 있었던 이유는 주가가 올해 들어 상승 탄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작년 말 대비 주가가 30% 가까이 상승했는데,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KB금융의 높은 기업 펀더멘털에 더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함께 반영된 영향이다. 지난해 주요 금융그룹 중 처음으로 순익 5조원 시대를 연 KB금융은 올해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금리인하와 경기둔화 우려에도 핵심 자회사 은행을 비롯해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등 은행-비은행 영역의 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게다가 KB금융의 밸류업 정책은 금융그룹 내에서 가장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에만 1조3400억원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상반기에만 82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했다. 이에 더해 보통주자본비율(CET1) 13.5%를 초과하는 자본에 대해선 하반기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도 진행할 계획이다.
KB금융이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책을 진행하자, 외국인 투자자들도 적극 화답했다. 지난해 말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76.83%였는데,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한국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발생했고 3월에는 74%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고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추진을 약속하자 점차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왔고, 78.14%까지 확대됐다.
KB금융 주가의 상방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의 핵심 주주환원 정책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은 PBR이 1배 이상 될 때까지 계속 확대해 간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또 1400만주가량의 자사주에 대해서도 다각도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기업 M&A 등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다양한 활용방안이 거론된다. 이에 대해선 글로벌 투자자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KB금융이 주주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방향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소각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양종희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안정감 있는 고객 자산관리, 밸류업 계획의 이행, 자산건전성 관리 등 3가지 측면 모두에서 흔들림 없는 성과를 창출하고, 배당성향을 포함해 총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