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뒤 기대 최대 0.95%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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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2025-15호)'에 따르면,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심리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구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김우석 금융통화연구실 조사역, 황인도 금융통화연구실장, 이재원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경제연구원장이 공동 집필했다.
보고서는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실제 가격보다 평균 8개월가량 앞서 움직이며, 방향이 형성되면 쉽게 꺾이지 않고 오래 지속된다고 밝혔다. 기대가 높아지면 실수요자는 매수를 서두르고 가계는 대출을 늘리는 경향이 강해지고, 그 결과 거래량과 가격이 함께 오른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신용도 빠르게 늘어나 금융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실제로 보고서는 2020~2022년 사이 기대심리 과열이 없었다면, 당시 집값 상승률은 절반, 가계부채 증가는 3분의 1 수준에 그쳤을 것이라는 가정 시뮬레이션도 함께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기대심리 충격이 발생할 경우, 약 7개월 후 실질 주택가격은 최대 0.43%(명목 기준 0.52%)까지 상승했고, 산업생산과 물가도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패턴이 확인됐다. 기대가 시장을 이끄는 주도 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또한 기준금리 인하가 기대심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분석했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대심리는 약 3개월 후 최대 0.95%까지 오르며, 이 영향은 5개월 넘게 이어진다. 이후 산업생산·물가·집값이 차례로 반응하면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기대심리 경로를 차단한 시뮬레이션에서는 금리 인하의 파급 효과가 20~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화정책이 '기대'를 매개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 경로를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대심리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으로는 대출 규제를 포함한 거시건전성 정책이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 인하와 동시에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 기대심리는 더 크게 자극받고, 반대로 규제가 강화된 상태에선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2020년 중립적인 수준의 기대가 유지됐더라면, 2022년까지 집값은 11%포인트 덜 오르고,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포인트 낮았을 것이라는 추정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