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영향, 제한적' 분석 나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당시 2주 만에 안정세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장기전 여부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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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때 배럴당 73.69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전일 71.77달러 대비 2.7% 오른 수준이다. 앞서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공습한 지난 13일 WTI 선물 가격은 장 중 한때 전장 대비 14.07%까지 올랐고, 7.26% 상승으로 장을 마친 바 있다. 이후 관망 심리 속에 16일에는 1.66% 하락 마감했다.
유조선 운임은 최근 며칠 새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발틱거래소 집계 결과 중동에서 동아시아로 정제유를 운송하는 선박의 운임은 전날까지 최근 3거래일 동안 약 2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동에서 동아프리카로 가는 노선의 운임의 경우 40% 넘게 올랐다.
다만 이번 사태에 따른 영향은 일단 제한적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 당시 국제유가는 2주 만에 안정세를 찾은 바 있다. 당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89.37로 올랐지만 이후 70달러선까지 내렸다.
시장에서는 가장 큰 변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꼽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국제 시장으로 원유와 정제유를 수출하고 있어 국제유가를 비롯한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무역량의 11%, 해상 원유 수출의 34%가 통과하는 곳으로, 특히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70%가 이 해협을 지나가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 10% 이상의 실질적 선복 감소 영향이 나타났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홍해-수에즈 운하 항로의 위험도도 크게 높아져 해상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 이유다.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 박사는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제유가의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에너지 시설에 대한 타격여부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의 변수가 아닌 이상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변수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또한 이번 충돌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