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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물가 상승률 안정됐지만 체감물가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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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기자

승인 : 2025. 06. 18. 18:10

투입비용 증가 등 복합적 요인
비용구조 전반 개입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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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한국은행이 통화 정책만으로 생활물가 부담 완화에 한계가 있다며 공급기간과 유통 구조 개선 등의 구조적 대응을 강조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안팎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생활물가 상승률은 2.4%로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과 외식 등 소비자가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물가가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단순한 공급 확대가 아닌 비용 구조 전반에 대한 실질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8일 열린 물가안정목표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률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팬데믹 이후 높아진 물가 수준으로 인해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은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가공식품과 외식 등 필수재 가격이 전체 물가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체감 물가가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물가 흐름이 안정적이라고 해서 생활비 부담까지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공급 여력 확대와 유통 구조 개선 등 구조 개혁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5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2.1%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같은 기간 생활물가 상승률은 2.4%에 달했다. 특히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4%대, 외식 물가는 3%대의 상승률을 지속하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2021년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생활물가가 19.1% 상승해,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15.9%)을 3.2%포인트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이러한 생활물가 상승의 배경에 단순한 수요 압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투입비용 증가와 유통구조의 비효율 등 복합적인 공급 측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이후 가공식품 소비자물가가 28.1% 상승했는데, 이 가운데 약 13.4%포인트는 중간재와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투입비용 증가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외식 부문에서도 13%포인트, 외식 외 개인서비스는 5%포인트가 공급 비용 요인이었다.

문제는 투입비용이 상승할 때는 소비자 가격에 비교적 빠르게 반영되지만, 반대로 비용이 하락할 경우에는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총재는 수입물가 상승이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패턴은 확인되지만, 비용이 하락할 경우 같은 속도로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구조적 가격 경직성을 완화하고, 생활물가의 고착을 방지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수입선 다변화, 규제 및 진입장벽 완화, 기업 간 경쟁 촉진, 할당관세 등 세제 조정 등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생활물가 부담은 통화정책 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공급 여력 확충, 유통구조 개선 등 구조 개혁 방안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수입선 다변화나 할당관세 조정보다, 국내 비용 구조 전반에 대한 접근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생필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자재 수입 대부분이 중국이나 미국 등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어, 수입처 다각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민환 인하대 교수는 "세금이나 임금처럼 국내에서 조정 가능한 비용 요소를 낮추는 방식이 생활물가 안정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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