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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업계에선 SK엔무브가 SK이노베이션 완전자회사로 거듭난 만큼, SK온과 합병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SK엔무브가 연간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기업인 만큼 자금 지원으로 재무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25일 SK이노베이션은 SK엔무브 지분 30%를 매입해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2일 재무적투자자인 에코솔루션홀딩스가 보유한 1200만주를 8592억6000만원에 장외에서 취득하는 방식이다. 에코솔루션홀딩스는 IMM크레딧솔루션(ICS)이 SK엔무브 지분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 등을 심의했다. 이와 함께 지분 매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교환사채도 발행하기로 했다. 대상 주식은 SK이노베이션 발행주식의 2.25%에 해당하는 보통주 340만4104주이며, 처분 예상 규모는 약 3767억원이다. 교환사채만기 일자는 2026년 12월 31일이다.
당초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FI인 IMM크레딧솔루션으로부터 SK엔무브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2026년까지 상장을 조건으로 걸었던 바 있다. 다만 최근 주식시장에서 중복 상장 논란 등이 지속되면서 상장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엔무브는 SK이노베이션 윤활유 사업 회사로 에너지 업황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왔다. 2022년에는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고, 지난해에도 69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낸 만큼 계열사 중 알짜로 꼽힌다. 다만 사업 측면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아 중복상장 우려가 제시됐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SK엔무브가 SK이노베이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일각에서는 SK온과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앤텀 등과 합병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시도했으나, 배터리 사업부문이 적자를 이어가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당초 SK그룹 차원에서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을 시도했으나 FI 반대로 성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번에 FI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SK이노베이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자본시장 분위기와 회사 제반 사정 등을 고려해 IPO 프로세스를 잠정 중단했다"며 "SK엔무브의 완전 자회사 편입은 SK이노베이션 전략 방향성과 SK엔무브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측면에서 최적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