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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주 회장이 점찍은 ‘필리핀’ 인프라 중심에서 원전·도시개발로 확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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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5. 07. 0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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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주 대우건설 회장과 대우건설 본사 모습.
대우건설이 필리핀 현지에서 원전·도시개발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1996년 필리핀 진출 후 인프라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사업다변화를 통해 매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 회사의 전략이다.

3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4월 필리핀사무소 대표를 변경한 후 원전 및 도시개발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임 사무소 대표는 현지에서 장기간 근무하고 있는 대표적인 '필리핀통'이다.

원전사업의 경우 통상적으로 정부가 사업을 따오면 건설사가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구조다. 이에 대우건설은 중흥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원전 사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필리핀에서 본격적으로 원전 사업에 공을 들인 것은 2022년 9월 당시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덕분이다. 정 부회장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을 만나 현지 원전 사업 등을 소개했다. 이후 대우건설 회장으로 취임(2023년 6월)한 후 체코에서 신규 원전 시공사를 따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후엔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대우건설이 공개한 신사업 추진 로드맵에 따르면 SMR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의 I-SMR 사업에 참여한 후 해외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수소·암모니아 복합사업시장을 선도하는 그린 에너지 디벨로퍼로 재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하수처리장 등의 환경 인프라 사업은 물론 육상·해상풍력발전, 그린수소·암모니아,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분야와 더불어 차세대 SMR 사업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시개발사업 키우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건물뿐만 아니라 도로, 교량 등 인프라를 더할 경우 공사 규모를 크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CSCEC)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필리핀에서 입찰 예정인 바탄-카비테 교량 주요 패키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 바탄-카비테 교량은 아시아개발은행(ADB) 및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서 발주한 사업이다. 마닐라 만을 횡단해 바탄주와 카비테 주를 연결하는 교량으로 해상교량 25.2㎞와 육상교량 및 도로 7㎞로 구성되며 6개의 패키지로 나눠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입찰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 공사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해당 입찰 공고는 전체 길이 순환도로 가운데 1구간에 대한 공고다. 1구간은 주도로 약 7.94㎞, 접속도로 약 1.92 ㎞, 교차로 2개소 등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한국과 필리핀 수교 75주년을 맞아 양국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해당 공사는 국내 건설사들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고 총사업비가 10억 4560만 달러에 달하는 만큼, 대우건설 이외에도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정원주 회장 주도 아래 도급 중심의 사업 수주,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활용한 글로벌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등 사업 다각화를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는 신도시 개발사업 투자, 글로벌 인프라 시장 개척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해외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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