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날 때 됐다고 봐도 무방
류는 외교부 출신의 현 대외연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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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그는 현재 다소 유명무실하게 되기는 했으나 이른바 칠상팔하(67세 이상은 현직 유지, 이상은 은퇴) 원칙이 규정한 당정 최고위급의 은퇴 연령인 68세를 한참이나 지났다. 여기에 모종의 불미스런 일로 인해 2022년 말에 낙마한 후임 친강(秦剛·59) 전 부장의 대타로 이듬해 7월 말 다시 취임했다는 사실까지 거론할 경우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지금 당장 그만둬도 빠르다고 하기 어려울 용퇴 소문이 솔솔 나오고 있다. 아무리 늦어도 8월 이후에는 자리에서 내려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때 당정 고위급들의 인사를 결정할 20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호)가 열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연스럽게 그가 자리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당연히 류 부장이 주목을 모을 수밖에 없다. 누가 봐도 그가 왕 위원 겸 부장의 후임 자격을 완벽하게 갖춘 적격자로 평가받고 있다면 이렇게 단언해도 괜찮다. 지린(吉林)성 더후이(德惠)시 출신인 그는 베이징외국어학원 영어과를 졸업한 직후인 1987년 외교부에 입부했다. 이후 요직을 두루 거쳤다. 영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근무한 것에서 보듯 해외 주재 경력 역시 화려하다. 외교부 내의 대표적 성골이라고 할 수 있다. 2022년 당의 외교부에 해당하는 중앙대외연락부장으로 영전한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었다.
그는 2022년 말 친 전 부장이 낙마했을 때도 유력한 부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시쳇말로 대선배인 왕 위원 겸 부장에게 물을 먹었다. 그러나 이제 그의 2선 후퇴설이 확실한 만큼 또 다시 횡액을 당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해야 한다. 물론 평생의 라이벌인 마자오쉬(馬朝旭·62) 외교부 부부장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경우 얘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와 그의 스펙으로 볼 때 왕 위원 겸 부장의 자리는 역시 그의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야 한다. 마 부부장이 중앙대외연락부장으로 이동하게 되면 치열한 내부의 경쟁 구도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수 있다. 그가 14억 명 대국 중국의 새로운 외교 사령탑으로 등장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